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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여성 이주자 모순된 접근

VWCC 0 1,386 2007.07.05 09:27

미디어, 여성 이주자 ‘모순된 접근’ 
‘착한 며느리’ ‘순종적 아내’ 정형화…시사 프로그램선 상처받거나 나쁘거나
 
 2007년 04월 26일 (목) 15:12:39  
 
지난해에만 외국인 여성 3만1180명이 한국 남성과 결혼했다. 중국 2만635명(66%), 베트남 5822명(18.7%) 순이었다. ‘외국 출신 아내’는 이제 낯선 일이 아니지만 미디어는 여전히 여성 이주자를 ‘피해자’ 또는 ‘가해자’로만 비추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1일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 수선관에서 열린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인천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김수정씨는 ‘아시아 여성의 국제결혼에 대한 미디어 담론: 한국 미디어의 재현방식을 통해’를 발표했다.

▷‘착한 며느리’ ‘순종적인 아내’ 정형화된 여성 이미지= SBS 드라마 <하노이 신부>는 한국 남성과 베트남 여성의 국제결혼을 다뤘지만 실제로는 남녀 로맨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베트남 여성 티브는 어려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대신 피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한국식 가부장적 사고방식에 순종하는 전통적 여성상이다.

KBS 1TV <러브인 아시아>도 시어머니에 효도하는 태국 출신 시바, 시부모의 중풍을 간병하는 필리핀 출신 에미레, 남편을 극진히 수발하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페루자 등을 보여주며 ‘착한 며느리’ 이미지를 각인시킨다.

영화 <나의 결혼 원정기>에서 우즈베키스탄인 라라는 세련된 외모로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여성이었지만 한국 노총각 희철과 결혼한 다음에는 전형적인 ‘농촌 아낙’이 된다. 남편에게 순응하며 행복을 찾는 ‘순종적인 아내’의 모습이다.

▷‘상처’ 받거나 ‘나쁜’ 아시아 여성= 시사 프로그램에 비친 아시아 여성은 두 가지다. 피해자거나 가해자거나. MBC <PD수첩> ‘덫에 걸린 여성들’에서 남편의 폭력을 피하려다 아파트에서 떨어져 사망한 필리핀 여성은 전형적인 가정폭력 피해자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돌아오지 않는 신부들’과 <뉴스추적> ‘위기의 국제결혼’에서는 가해자로 그려졌다. 가사 노동자 역할을 거부하고 본국으로 돌아간 여성 이주자는 한국의 유교 질서를 지키지 않고 한국 사회 구성원이길 거부하는 모습이다.

김씨는 “미디어가 여성 이주자의 언어·인종·문화적 갈등을 담지 못하고 ‘착한 며느리’ ‘순종적인 아내’ 또는 피해자·가해자로만 비추면서 우리와 다른 사람인 양 ‘타자화’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 :미디어오늘 유지은 기자 ( herang@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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