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비자 신청…가짜 서류 난무

[연속기획]코리안 드림의 ‘그늘’/(3)결혼 비자 신청…가짜 서류 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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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코리안 드림의 그늘, 오늘은 세번째로 국제결혼을 위해 각종 위조 서류로 결혼 비자를 신청하는 문제를 짚어봅니다.

관공서 인장을 위조한 가짜 서류에 신원보증서, 재직증명서까지 온갖 위조 서류들이 결혼비자 신청에 동원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실태를 베트남 호치민에서 이석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호치민 주재 한국 총영사관의 비자 신청 접수실...

베트남 여성들로 발디딜 틈이 없습니다.

대부분 일주일만에 맞선부터 결혼까지 끝낸 뒤 결혼 비자를 신청하는 여성들입니다.

<녹취> 한국 신랑 : "일주일동안 맞선보고요. 결혼식하고... 신혼여행 잠깐 갔다오고요."

짧은 시간에 이뤄지는 결혼이다보니 관련 서류를 제대로 갖추지도 않은 채 마구잡이식으로 밀어붙인 경우도 많습니다.

당연히 온갖 방법이 동원됩니다.

한 베트남 여성이 결혼비자를 신청하기 위해 제출한 결혼증명서류입니다.

호치민 정부에 제출된 혼인신고서의 이름과 비자 신청서류의 이름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베트남 정부의 관공서 도장까지 파서 가짜 증명서를 만든겁니다.

<녹취> 총영사관 직원 : "증명서 일련번호와 신랑 신부 이름이 다 틀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가짜가 동원되기는 한국 남성들의 서류도 마찬가지...

직업이 없는 사람은 가짜로 재직증명서를 만들어 제출하고 은행에 돈이 없으면 가짜 은행 잔고 증명서를 첨부합니다.

상대의 외모와 조건만을 따지고 돈이 오가는 결혼이다보니 서로 속고 속이고 결국 관공서까지도 속이기 위한 가짜 서류가 난무합니다.

지난 9월 말부터 한 달 반 동안 호치민 총영사관이 적발해낸 가짜 서류만도 모두 38건에 이릅니다.

<인터뷰> 김진영(호치민 총영사관 영사) : "베트남 정부와의 협조하에 한국인과 혼인한 베트남 신부의 명단을 정기적으로 입수해 위조를 막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올해 호치민 영사관에 신청된 결혼 비자는 5800여건...

2003년의 1400여 건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그만큼 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가려는 베트남 여성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뷰> 김태동(푸른환경연합 사무총장) : "여러 방법을 동원해 입국하려는 베트남 여성들이 많은데요, 베트남 여성들은 한국에서의 삶에 대해 잘 따져봐야 하고 우리도 이주 여성에 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사랑과 신뢰의 바탕없이 가짜 서류까지 동원해 마치 상거래처럼 이뤄지는 한국 남성들과 베트남 여성들의 결혼...

이처럼 첫단추부터 잘 못 끼워지다보면 그토록 원했던 단란한 가정과 코리안 드림... 자칫 일장춘몽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호치민에서 KBS 뉴스 이석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