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소식

[경향닷컴]한국의 이주 여성 47% 이혼 원한다

박옥화 0 2,286 2008.11.12 15:29
한국의 이주 여성 47% “이혼 원한다”
입력: 2008년 11월 09일 17:29:05
 
ㆍ호남대 다문화센터, 전남 2134명 표본조사 “긴급구호 상태”

결혼을 통해 한국에 이주한 여성들이 ‘긴급구호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0081110.01100108000004.01M.jpg
YWCA연합회 회원들이 지난달 29일 서울 명동에서 이주여성들의 인권 개선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김경아 호남대 다문화센터소장은 7일 목포대에서 건강복지서비스전문인력양성사업단(지도교수 김영란)이 개최한 ‘2008 아시안 결혼이주여성포럼’(사진)에서 전남지역 이주여성 2134명을 방문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진단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이주여성의 46.6%가 ‘이혼을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자녀문제’(66.9%), ‘밝힐 수 없는 이유’(13%) , ‘이혼 후 경제적 자립 문제’(4.9%) 등의 이유로 ‘이혼하지 못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부부 관계 만족도’는 ‘그저 그렇다’(41.5%), ‘대체로 불만족’(5.5%), ‘매우 불만족’(2.5%) 등 54.5%가 불만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부부 사이의 나이 차는 6~10년(26.7%)이 가장 많고 11~15년(24.2%), 5년 이하(21.6%), 16~20년(17.7%) 순이었으며, 21년 이상도 9.8%에 달했다.

이들은 남편이 ‘결혼 정보’에서 밝힌 ‘직업’(13.6%), ‘소득’(13.5%), ‘재산’(9.2%), ‘건강상태’(7.9%), ‘나이’(5.6%), ‘학력’(4.8%), ‘결혼경력’(3.1%)과 달라 갈등을 겪었다고 대답했다.

또 ‘생활비 또는 용돈 문제’(14.3%), ‘폭언과 모욕적인 말’(12.2%), ‘외출통제’(9.6%), ‘본국 송금 통제’(6.5%), ‘신체적인 폭력’(5.6%), ‘의처증’(4.7%)으로 남편의 통제를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한국생활 중 가장 어려운 점’을 묻는 질문에는 ‘언어’(48%), ‘경제적 어려움’(25%), ‘한국문화이해’(7%), ‘자녀교육문제’(6.8%), ‘취업문제’(5%)를 들었다.

 

 

이들은 한국남성과 결혼한 이유로 ‘발전한 한국에 살기 위해’(28%), ‘남편을 사랑해서’(22%), ‘본국에 대한 경제적 지원’(17%), ‘종교적인 이유’(16%), ‘가족과 친척의 권유’(3%), ‘본국을 떠나고 싶어서’(3%), ‘한국에서 취업하기 위해’(2%) 등을 들었다.

 


 

20081110.01100108000004.02M.jpg
이 포럼에 참석한 국립 필리핀대의 메리 루 알시드 교수, 베트남 하노이대의 레 띠 퀴 교수도 같은 의견을 보였다. 알시드 교수는 필리핀 출신 서울거주 결혼여성 16명의 인터뷰와 결혼중개회사 실태 조사를 통해 ‘상업적 국제결혼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한국 남성이 결혼중개 회사에 2만달러 이상을 비용으로 지불하는 구조가 ‘위험을 부르고 불씨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남성들이 신부를 ‘돈 주고 구입해온 소유물’로 보려는 경향이 너무나 명백히 드러났다”면서 “남성은 완벽한 지배 욕구를 드러내고, 여성도 국제결혼을 위해 빌린 돈을 갚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부딪치면서 1차적 충돌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회사들이 ‘도망가지 않는 여성 보장’ ‘100% 처녀 건강증명서 확보’ 등 인권침해적인 홍보전략으로 남성들을 국제결혼으로 이끌고 있는 현실은 ‘노벨평화상을 받은 한국’의 체면을 깎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20081110.01100108000004.03M.jpg
퀴 교수도 “21세 이하의 어린 신부들이 나이 많은 한국남성과 급히 결혼하면서 살해·자살 등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결혼 후 국적취득이 가능해지는 2년 사이 이주여성들에 대한 국가·사회적인 배려가 집중돼야 적응도 빨라진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필리핀 결혼이주 여성 마리아 지타(47·목포)는 “말이 통하면 한국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땅”이라면서 “세 아들과 정확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베트남 출신 보 띠 레퀴엔(24·무안)은 ‘신부나라 문화 교육’을 비롯, ‘모국 출신 한국어 강사 양성’ ‘자녀 숙제 도우미 등 교육 지원’ ‘이혼 때의 법적지원과 정착지원’이 너무도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목포 | 배명재기자 ninaplus@kyunghyang.com>

 

 

출처 : http://news.khan.co.kr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