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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언어적 충돌잦아 갈등 빨리 싹터

VWCC 0 1,284 2007.06.2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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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외국인들의 국내 생활이 언어와 문화차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주YWCA 한국어학당에서는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생일을 맞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상당산성을 찾아 생일파티를 열어주고 있다.

 

 

 

 

 

 

 

 

 

cb15_A7(42).jpg[사진설명] 지난 1997년 한국에 입국해 7년을 근무하고 2004년 베트남으로 돌아간 그엉(한국이름 김종필·32)씨는 한국에서 5천만원을 벌었다. 그는 현재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한국기업체인 우성사료에서 공정관리와 한국어 통역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 등의 외국인 여성과 한국 남성이 가정을 이루는 국제결혼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됐다. 지난 2005년 우리나라 사람들의 총 결혼 건수(31만6천375건) 가운데 국제결혼이 13.6%인 4만3천121건에 달했다. 국민 8명 당 1명꼴로 해외에서 배우자를 맞이할 만큼 국제결혼이 흔해졌다.

외국여성과 결혼하는 한국 남성 중에는 농어촌 거주가가 많다. 실제로 지난해만 봐도 국내 농·임·어업 종사자와 외국인 이주여성의 결혼이 2천885건이나 됐다. 이는 지난해 결혼한 전체 농·임·어업 종사자의 3분의 1이 넘는 35.9%가 국제결혼을 선택했음을 뜻한다.

‘일 잘하는 며느리’ `순종적인 아내’ 등 동남아 여성들에 대한 우리사회의 통념 역시 한국의 농촌총각 등이 알선업체에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고 국제결혼을 선택하는 이유로 꼽힌다.

그렇지만 외국 여성들의 국내 이주가 이른바 `신자유주의적 지구화 시대’의 특징인 경제적 불평등 구조에 비롯됐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한국으로 이주하려는 대다수 동남아 여성들의 입장은 막대한 브로커 비용이 들어가는 `노동 비자’ 대신 국제결혼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국제결혼에는 돈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가족의 생계를 해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려는 여성들에게 손쉬운 선택 수단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 남성과 외국인 여성 사이의 이혼 건수는 모두 2천444건으로 전년 대비 51.6%의 증가율을 보이며, 한국 여성과 외국인 남성간의 이혼율을 앞섰다. 한국 남성과 이주여성간 이혼건수를 국적별로 보면 중국(1천431건)과 베트남(289건)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정식 이혼절차 없이 헤어지는 사례까지 감안하면 실제 이혼건수는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고단한 한국 생활
필리핀 출신의 알쭈이(가명·24)씨도 남편의 폭력 때문에 파경 위기를 맞았다. 전 재산이나 다름 없는 논을 팔아 결혼비용을 댔다는 남편(50)은 “너 때문에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며 틈만 나면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휘두르고 결혼조건으로 매달 일정액을 고향 부모에게 보내주겠다던 암묵적인 약속이 지켜지리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
이들 이주여성의 `실패’에는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순혈(純血)주의와 배타성, 인종적 편견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사랑을 전제로 한 결혼이라기보다 돈을 매개로 한 ‘거래’의 성격이 강한 데다 국제결혼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문화적 충돌과 정부 및 자치단체의 무관심도 한 몫을 했다.
이주여성들은 대부분 최소한의 의사표현도 하지 못하는 한국어 실력을 가지고 있어 갈등이 일상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전문적인 한국어 교육을 받고 있는 이주여성은 그리 많지 않다.
한국어 교육을 전담할 기관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남편이나 가족들의 이해부족과 소극적인 태도로 교육 기회 자체가 차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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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집서도 ‘따돌림’
국제결혼을 통해 국내로 이주한 동남아 이주여성들이 한국 가정의 일원으로 뿌리 내리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베트남 출신의 리지(가명·24)씨는 지난 3월 부푼 기대를 안고 제주의 한 농가로 시집을 왔다. 그러나 그는 고국에서 듣던 것과 판이한 현실에 몸서리를 쳐야 했다.
40대 농촌 노총각으로 알았던 남편 L씨는 실제로 60세 할아버지 였다.
남편은 리지씨에게 “한국말을 배우라”고 윽박지르면서도 자신은 베트남어를 배우려 하지 않았다. 그는 리위씨가 말을 듣지 않을 때마다 주먹을 휘둘렀고 잔인한 방법으로 위협을 하기도 했다. 남편의 폭력과 폭언에 시달리던 리위씨는 여성종합상담소에 사연이 알려져 현재는 긴급피난처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현재 리위씨의 소원은 남편과 이혼하고 고향에 돌아가는 것이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인 로라씨는 지난해 11월 결혼해 제주도에 왔으나 함께 사는 시부모가 ‘못사는 나라에서 왔다’며 폭언을 일삼았고 때로는 부부사이에 간섭을 하기도 했다. 남편도 술을 먹으면 가끔 폭력을 휘둘렀다.
리지씨는 현재 임신 8개월로 한국에서 아이를 낳은 뒤 고국에 돌아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베트남 출신인 소리(가명·23)씨는 남편의 성적 학대와 무관심에 시달리다 결국은 이혼소송을 당할 처지에 놓였다.
이주여성이 애초부터 위장결혼이나 돈을 목적으로 한국에 왔다고 보는 우리 사회 일각의 시각도 이주여성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로 상당수 한국인 남편은 이 같은 편견에 사로잡혀 동남아 출신 아내의 신분증을 빼앗거나 전화통화를 못하도록 하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일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여성들이 자신의 나라로 도망갈 수 있다는 의심을 품고 아예 같은 국적의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을 막는 경우도 허다하다.

# ‘노예 계약서’ 논란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퍼레이드 공연을 하는 외국인 무용수들이 `노예계약’과 다름없는 열악한 조건으로 고용돼 일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20일 외국인노동자 권익보호 활동을 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조합 등에 따르면 에버랜드 무용수 150여명은 에버랜드에 무용수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동일엔터테인먼트와 1대 1 근로계약을 맺으면서 `쇼 도중의 사고의 경우 동일엔터테인먼트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을 것이며 보험회사가 지불하는 200만원을 제외하고 어떠한 비용도 지불하지 않는다’, `계약기간에 발생하는 모든 사고의 경우에 동일엔터테인먼트와 에버랜드는 어떠한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또 `배우(무용수)에게 2주 이상 치료를 요하는 질병이 있는 것으로 판명되면 동일엔터테인먼트는 배우를 집으로 보내는 권리를 가지며 이 경우 배우는 그 귀향 비용을 전부 지불해야하고, 쇼 도중 1개월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치명상을 입었을 경우 계약이 파기될 수 있으며 배우들은 집으로 보내질 수 있다’고 돼있다.
이외에도 국제인권보호센터의 전세계 153개국의 인권 현황 중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에는 작년 8월 기준으로 18만9천명의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구금과 추방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주노동자들은 여전히 일터에서 언어·신체적 폭력을 당하고 있으며 인종차별에 노출되고 정기적으로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무분별한 체포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이주노동자 중 여성들의 인권 상황에 주목해 “전체 이주노동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여성이주노동자는 특히나 성폭행 등을 포함해 급여와 (노동)조건에서 더 취약한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9일 여수출입국관리소의 화재로 9명이 숨진 것은 이주노동자들, 특히 20만명의 미등록 이주노동자(불법체류자)가 겪고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은 한국경제 발전을 위해 피땀 흘려 일했지만 돌아온 것은 인간이 아닌 동물 취급 뿐으로 불법체류자는 범죄자로 몰려 외국인 보호소에서 구타를 당하는 등 비인간적인 대접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기획취재팀
 

 

 

2007.06.25 월요일 AM 7:39:37 | 12면 기획취재반(webmaster@inews365.com

 

 

출처 : 충북일보  http://www.inews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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