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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대구시 달서구 성서종합사회복지관_외국인 며느리 요리경연대회 성황

박옥화 0 1,852 2008.07.07 10:34


 
 
우리, 순두부찌개 했어요
 
 외국인 며느리 요리경연대회 성황
 한국·고국음식 나눠 먹으며 웃음꽃
 
 
/김효섭기자 hskim@yeongnam.com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4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성서종합사회복지관이 주관한 결혼이민자 요리경연대회에 참가한 결혼이민자들이 직접 만든 요리를 자랑하고 있다.
 
 
외국인 며느리 중 최고의 식객은 누구일까?

 

4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성서종합사회복지관이 주관한 결혼이민자 요리경연대회에 참가한 결혼이민자들이 직접 만든 요리를 자랑하고 있다.

4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성서종합사회복지관이 주관한 결혼이민자 요리경연대회에 참가한 결혼이민자들이 직접 만든 요리를 자랑하고 있다.

 

 

4일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 한 요리교실에서 '맛으로 함께해요!'라는 슬로건 아래 결혼이민자 요리경연대회가 열렸다. '한국과 고국의 음식을 최대한 맛있게 요리하라'는 주제가 공개되자 참가 여성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베트남, 중국, 필리핀 등지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온 외국인 며느리 19명은 대회 시작을 알리는 심사위원의 말이 떨어지자 각자 구상한 요리를 위해 식재료를 차곡차곡 꺼내기 시작했다.

 

10개의 조리대에 2명씩 자리잡은 이들 가운데 몇몇은 작품을 만드느라 분주한 가운데도 유모차에서 잠이 든 아이들을 돌봤다. 자다가 깬 애들이 울면 안고 달랬고, 한 참가자는 아예 아이를 등에 업은 채 요리하는 집중력을 보였다.

 

한쪽에서는 굽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볶는 소리로 요리교실에는 갑자기 활기가 넘쳤다. 30분 가량이 흐르자 돼지갈비찜, 고구마 맛탕, 순두부 찌개, 두부조림, 갈치조림 등이 제법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속도가 더딘 이들은 주변에 완성된 요리를 보고 조바심이 나는 듯 프라이팬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다.

 

1시간 정도 지나자 대부분의 요리는 완성됐다. 참가여성들은 한국요리와 자신의 모국 요리 20개를 완성했다.

심사위원들은 완성된 요리를 둘러보면서 맛, 독창성, 모양 3가지를 기준으로 결혼이민 여성의요리를 평가했다.

이영옥 성서복지관장과 이계순 문화요리직업전문학교장은 "음식 본연의 의미와 주제에 부합된 '맛'의 비중을 최대한 높게 잡고, 고국의 특색있는 요리에 가중치를 뒀다"면서 "맛에 있어서는 모두가 수준이상의 실력을 보여줬다"고 총평했다.

 

이날 1등은 한국생활 3년차인 베트남인 원태희씨(21·베트남명:산토이)가 차지했다. 그녀가 선보인 요리는 최근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베트남 롤'.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에서 파는 것 못지않은 맛으로 참가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해 평가도중 동이 나기도 했다.

 

2등과 3등은 중국정통 만두의 진수를 선보인 왕화리씨(30·중국출신)와 짧은시간 감자전, 돼지두루치기, 돈가스 등 다작을 한 송효연씨(26·중국출신)가 각각 차지했다.

 

순위와 별개로 이날 특히 눈에 띄는 이들은 배동기(38)·곽연추씨(34) 부부. 부인 곽씨 옆에서 감자볶음과 갈치조림을 만드는 것을 흐뭇하게 지켜보던 배씨는 "대회 1주일전부터 시어머니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착실히 준비했던 아내에게 1등보다 큰 노력점수 A+를 준다"며 손을 치켜세웠다.

1시간30분가량 진행된 이날 대회는 맛의 대결보다 맛의 조화를 꾀하는 자리였다. 이들은 순위를 떠나 저마다 만든 한국과 고국음식을 한 자리에서 나눠 먹으며 낯선 땅에서 외로움을 떨쳐 버린 듯 환하게 웃었다.


 
2008-07-05 07:49:12 입력

 

출처 : 영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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