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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최연진의 디지털 세상읽기] SKT의 베트남 여성 인권교육 재개에 박수

박옥화 0 1,589 2008.06.11 09:56

최연진의 디지털 세상읽기] SKT의 베트남 여성 인권교육 재개에 박수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우리는 21세기 경제대국, 문명국의 허울 속에 갇혀 있는 우리 내면의 야만성을 가슴 아프게 고백해야 한다.”
올해 1월, 19세 베트남인 신부 후안마이를 무참히 때려 숨지게 한 한국인 남편의 항소심에서 낭독된 판결문의 한 구절입니다. 이후 우리 사회에는 자성의 여론과 함께 변화가 일어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에 가서 본 실상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부터 한국유엔인권정책센터와 함께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한국으로 시집오는 베트남 여성들을 대상으로 무료 인권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한국에 대해 잘 모르고 시집을 오는 베트남 여성들을 위해 교통비까지 지급하며 한국의 풍습과 경제, 문화 위기 시 대처 방안, 비상 연락처 등을 알려 주었습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 교육을 “베트남 여성들의 인권을 위한 최소한의 안내”라고 말할 정도로 생존과 직결된 기본적인 교육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뜻하지 않은 훼방으로 교육이 중단됐습니다. 훼방을 놓은 것은 바로 한국의 결혼 중개업체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인권 교육 때문에 베트남 여성들이 혹여 한국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되면 ‘사업’에 차질이 발생할 것을 우려했습니다. 이들은 교육 장소를 빌려준 베트남 건물주를 찾아가 갖가지 수단으로 장소를 빌려주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결국 올해 초 인권 교육은 중단됐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도 베트남 여성들은 한국의 결혼중개업체들을 통해 한국으로 계속 시집을 왔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한국 결혼 중개업체들입니다. 자비를 들여 실시해야 할 교육을 대신해주는데 사업에 방해가 된다고 훼방을 놓는 것은 베트남 여성들을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만 봤다는 반증입니다. 이런 시각이 남아 있는 한 우리 내면의 야만성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SK텔레콤과 한국유엔인권정책센터는 참으로 장합니다. 악조건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다시 호치민에서 장소를 물색해 이 달 중 베트남 결혼 여성들을 위한 인권 교육을 6개월 만에 재개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SK텔레콤과 한국유엔인권정책센터는 한국 결혼 중개업체들에 대한 걱정을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정성과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주베트남 영사관과 한국 정부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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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8/06/11 02:36:44 

 

출처 : http://news.hankooki.com/lpage/it_tech/200806/h200806110236438459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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