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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방문교사 덕분에 한국말 쑥쑥 늘어요

박옥화 0 1,498 2008.05.31 10:57
“방문교사 덕분에 한국말 쑥쑥 늘어요”
[이주여성과 함께아리랑] 우즈베키스탄서 온 일로나
한겨레 bullet03.gif 황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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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즈베키스탄 여성 방일로나(35)가 자원봉사자 전하늘(21)씨와 함께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아기 두고 못나가 집안수업
“한국어방문교사 많았으면

우즈베키스탄 여성 방 일로나(35)는 매주 한 시간씩 서울 돈의동 자신의 집에서 한국어 수업을 받는다. 지난해 4월부터니까 벌써 1년이 훌쩍 넘었다. 선생님은 이화여대 동아리 ‘다정’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전하늘(21)씨다. 전씨는 “일로나는 다른 사람보다 한국어 익히는 속도가 무척 빨라 이젠 글을 읽고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일로나는 전씨를 만나기 전까지 한국어를 배울 엄두를 내지 못했다. 17개월 된 딸을 맡길 곳도, 멀리 외출할 용기도 없었기 때문이다. 일로나는 “엄마 때문에 아이가 말이 느릴까봐 걱정이 많다”며 “한국말 선생님이 집까지 찾아와주니 너무 고맙고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방문교사를 만난 일로나는 운이 좋은 편이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해부터 전국 80여개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를 통해 한국어 방문교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로나처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 민간단체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수요에 비하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전국의 방문교육 지도사는 1038명인데, 지난해 한해 동안에만 한국으로 시집온 이주여성은 3만명에 이른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권미주 팀장은 “한국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가족은 상대적으로 매우 건강한 다문화 가정”이라며 “기본적인 의사소통도 되지 않는 상황에선 갈등도 많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농어촌의 사정은 더 열악하다. 경북 상주의 한 쉼터 관계자는 “오지에 10여명의 이주여성이 사는데, 센터까지 오려면 족히 반나절은 걸린다”며 “너무 멀어서 방문교사들도 그런 집에는 가기를 꺼린다”고 말했다. 잘못된 편견도 걸림돌이다. ‘자국민끼리 자주 만나면 도망간다’는 등의 이유로 아내의 외출을 꺼리는 남편들이 많기 때문이다. 성모 이주여성의 집 서혜정 소장은 “남편들이 생각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며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센터에 나와 다문화 수업을 듣고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9068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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