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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며느리들

VWCC 0 1,179 2007.06.11 10:00
한국에서, 그것도 농촌에서 외국인 며느리로 살아가는 것은 그리 녹록지 않은 일일 것이다.

베트남의 두 젊은 새댁은 국제결혼 상담소를 통해, 나머지 외국인 며느리들은 한 종교단체의 주선으로 낯선 땅 한국으로 시집와 말로 다 표현 못할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어려운 농촌생활을 하고 있지만 남편들이 `투잡스`로 넉넉하지 않아도 그런대로 소득을 올리고 있어 경제적인 어려움보다는 `마음고통`이 더 컸다고 했다.

문화적 이질감과 혼자라는 현실에서 오는 상대적 빈곤감도 그렇지만 언어 장벽으로 인한 의사소통의 어려움 때문에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잘 다듬어지지 않은 한국어 실력으로 그동안 겪었던 외로움과 눈에 보이지 않는 편견,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놨다.

그들의 생활에는 한국에 시집와 겪어야 했던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의 절절한 사연이 그대로 배어 있다.

세시리아 씨는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어려움을 견뎌내며 행복을 찾은 과정을 풀어놓았다.

"처음 시집왔을 때는 한국말과 문화적 이질감에서 오는 차이로 힘들었어요. 농사일이야 그까짓 거 뭐 아무 것도 아닌데 제일 아픈 것은 마음이었지요. 말이 안 통해서 모든 게 혼자라는 생각을 할 때면 정말 고통스러웠어요. 마을엔 60ㆍ70대 할머니들밖에 없고 마음을 열고 대화할 사람이 없었지요. 정말로 말동무를 할 친구나 하나 있었으면 하는 생각뿐이었죠."

그녀는 이 때문에 결혼이민 여성들을 위한 별도의 지원 프로그램이 절박하다고 호소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엄마는 글자도 모르느냐고 할 때 가장 가슴이 아팠지요. 농사일로 아이 키우는 일로 시간이 별로 없고 한국어 교육과 문화체험을 받으려면 1시간에 한 대씩 다니는 버스 타고 시내로 나가야 돼요.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농촌에 사는 외국인 여성들은 한글교육 받기가 쉽지 않아요. 우리 마을처럼 (외국인 여성들이) 좀 많이 살고 있는 데는 직접 찾아와서 한글도 가르쳐주고 문화체험도 해주고 외롭지 말라고 친구도 좀 찾아주었으면 좋겠어요." 충남도내 결혼이민 여성의 무려 72.9%가 한글 교육과 문화체험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충남도의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틀린 말도 아닌 것 같다.

우기마을에 사는 외국인 주부들의 공통된 소망은 일자리를 갖는 것이다.

펄마리 씨는 "한국어 실력이 모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일하고 싶어도 취업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일하고 싶어하는 외국인 며느리들을 위해 일자리를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시리아 씨는 "우리 같은 외국인 여성들도 내 일을 갖고 가정에도 보탬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바라고 있다"며 "언젠가 기회가 오면 한국문화를 알리는 관광해설사로 나서 당당한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내 역할을 찾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출처 ⓒ 매일경제 &  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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