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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가난·편견·고비용 교육에 세번 우는 童心

박옥화 0 1,441 2008.05.06 11:12
<2008 가정의 달 특집-‘다문화 가족 100만’ 과제와 대안>
가난·편견·고비용 교육에 세번 우는 ‘童心’
돈 많이 들고 복잡한 교육제도·지원센터 부족 등 문제
이상원기자 y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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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지역 출신 이민자들이 인천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에서 예절 교육을 받고 있다. 인천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제공
코시안들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데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우리 사회에서 끝없이 학대와 눈총을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시달리는가 하면 한글을 잘 몰라 자녀 공부도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고 있으며 돈이 없어 자녀들을 학원에도 제대로 못보내고 있다.

여기에다 코시안들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책도 그동안 이들이 가진 다양한 문화를 보존하고 살리기보다는 한글과 한국요리를 가르치는 등 일방적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동화만을 강요해온 측면이 강하다.

따라서 코시안들이 자신이 태어난 모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이 땅에서 떳떳이 살아갈 수 있도록 이들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책이 바뀌어야겠다. 또 그들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따뜻하게맞아줄 수 있도록 우리 국민들의 의식이 좀 더 높아져야겠다.


중국 출신 주상령(여·35)씨는 요즘 들어 두 자녀 교육 문제로 자주 고민에 빠진다. 지난 1999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이후 인천에서 생활해왔지만 아직 한국어가 서투르고 한국문화에 익숙지 못해 자녀들의 공부를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는 데 대한 자책감을 느낀다.

주씨는 “저도 한글을 배우는 입장이라서 아홉살난 아들과 여섯살난 딸의 공부는 전적으로 시어머니가 도맡아서 도와주고 있다”며 “아이들을 가르쳐주지 못하는 데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털어놨다.

주씨가 자녀 교육과 관련해 겪는 또 다른 어려움은 과외 공부를 제대로 시키지 못하는 점이다. 마음 같아서는 여느 한국 아이들처럼 여러 과목을 두루 가르쳤으면 좋겠지만 사교육비가 워낙 비싸서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주씨는 “한국인 남편 혼자 장사를 해서 번 돈으로는 살림하기도 빠듯한 형편이어서 아이들을 영어, 수학 학원 등에 보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베트남 출신 부인과의 사이에 두살난 딸을 둔 유구현(36·인천 남구 도화동)씨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록 인천시가 운영하는 여성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에서 자녀에게 한글도 가르쳐주고 육아도우미제도도 시행하고 있지만 부인 뷰엔씨(22)가 아직 한국 문화에 익숙지 않아 자녀에 대한 가정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유씨는 “집사람이 한국어가 서툴러 취업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경제적으로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자녀교육과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둘째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 코시안 가족이 자녀 교육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언어와 문화 차이, 경제적 빈곤, 한국의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교육시스템 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코시안의 집’의 김영임(여·43) 원장은 “코시안과 이주노동자(불법체류자) 가정들은 공통적으로 빈곤의 악순환에 허덕이는 경우가 많은 데다 대부분 한국 교육시스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허덕이고 있다”며 “그나마 코시안 가정은 언제 쫓겨날지 몰라 자녀들의 교육을 중도에 포기하기 일쑤인 이주노동자 가정보다는 형편이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코시안의 집’에는 현재 50여명의 코시안과 이주노동자 가정의 어린이들이 등록돼 있으며 이 중 절반 가량이 코시안 가정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다.

전국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들 코시안 가정의 자녀 교육을 돕기 위해 자녀도우미 제도, 방문 교육 지도사 제도 등을 가지고 코시안 가정을 위한 한글교육, 육아, 예절 등을 가르쳐주거나 도와주고 있다.

그러나 아직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등이 수적으로 절대 부족하고 과목별 학습 진도, 예능 교육 등을 도와주기 위한 제도가 크게 부족해 이 부문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실제로 인천의 경우 인천시가 직접 남구 주안6동에 인천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를 운영하고 계양구지원센터와 강화군지원센터 등 2개를 민간 위탁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재정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나머지 7개 구·군에는 아직 지원센터를 설립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지원센터의 허지연(여·42)팀장은 “지역적으로 지원센터가 더 늘어나고 지원센터의 학습지도 기능이 기술적으로 보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원기자 ysw@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8-05-02

 

 

출처  :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8050201034143056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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