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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베트남 아낙, 그녀도 사람이다

박옥화 0 1,529 2008.04.26 10:46
베트남 아낙, 그녀도 사람이다
■ ‘이주여성 이야기’ 이성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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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 원이면 국제 결혼’, ‘착한 신부 15일 입국’.

여성의 인권을 유린하는 듯한 국제결혼중개업체의 광고는 시골 문턱에 들어서면 흔히 볼 수 있다. 저자인 이성순 목원대 특임교수(사진)는 책에서 “여성 결혼이민자들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기에 이렇게 매매혼적인 광고는 지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 대학 이주여성연구원 연구위원이기도 한 저자는 5년여 동안 고향에서 여성 결혼이민자들을 가르쳤고 그 속에서 접했던 여성 결혼이민자들의 진솔한 삶을 책에 담아냈다.

책은 총 3부로 나뉘어 농촌과 도시에서 만난 이주여성에 대해 1, 2부 속에 다뤘고 이주여성들을 만나면서 느꼈던 저자의 단상이 3부에 마련됐다. 3부는 특히 다문화사회에 따른 여러가지 과제를 짚어주면서 이주여성들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편견을 없애기 위한 저자의 고민이 오롯이 느껴진다.

이 교수는 농촌과 도시의 이주여성을 각각 만나면서 도시에 거주하는 이주 여성들이 삶이 더 풍요로울 것이라는 생각이 선입견이었음을 알게된다. 최소한의 식생활을 해결할 수 있는 농촌 여성과 달리 생계가 더 어려운 여성이 많았던 것.

저자는 이주여성을 가르치는 한국어교사로 활동하면서 그들이 어렵사리 털어놓았던 속마음을 들으며 함께 울고 안타까워했다. 책은 몽골, 베트남, 일본, 필리핀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이주여성들이 품고 있는 저마다의 사연이 담담하게 그려졌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시집와 새로운 직업을 적극적으로 찾는 일본 여성 미즈키, 시어머니와 함께 한국어 공부를 하는 캄보디아 여성 썽리 등 한국에서의 삶을 만족하고 행복해 하는 여성들의 사연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이주 여성도 많다. 저자는 어려운 형편에 친정의 생계비 마련은 커녕 방문할 수도 없는 베트남 여성 태윙 등 그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하면서 독자에게 이주여성에 대한 관심과 변화를 당부한다.

이 교수는 “이주여성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삶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한국 사회의 진정한 빛과 그림자를 보게됐다”

며 “교육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그들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충남 논산 출생으로 목원대, 숙명여대 대학원을 졸업한 저자는 현재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 자녀의 교육에 관심을 갖고 활발히 연구 중이다. 형설라이프. 8500원. <김효숙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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