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소식

국제결혼 늘며 농촌사회 변화

VWCC 0 1,353 2007.06.07 09:46

[중앙일보]

영어로 운전 강습 … 가정통신문도 3개 국어로
외국인 며느리들 `속이 확 뚫려`
공무원 된 베트남 출신 `전화상담 일 자부심`
 


"In Korea there are many different kinds of traffic sings, much more than in any other countries."(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교통표지판이 매우 다양합니다)

3일 오후 충남 아산경찰서 대강당. 아산경찰서 외국인인권보호센터 소속 신승근 수경이 파워포인트를 이용, 운전면허 취득 과정.교통법규 등을 영어로 설명하고 있다. 곧이어 이길수 경사는 중국어로, 최성인 수경은 필리핀어로 같은 내용을 수강생들에게 설명했다. 수강생은 국제 결혼을 해 한국에 온 필리핀.중국.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여성 43명. 필리핀 출신 주부 라니아(35)씨는 필리핀어로 "한글을 몰라 운전면허 학과 시험에 다섯 번이나 떨어졌는데 이번에 영어 강의를 듣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인권보호센터가 외국인 이주 여성을 위해 5월부터 매주 일요일 무료로 운영하는 '운전면허 교실'의 모습이다.

국제 결혼을 통해 한국 농촌으로 이주한 여성이 늘면서 농촌의 풍속도도 변하고 있다. 외국어로 진행되는 운전면허교실이 생기고, 학교에서는 외국어 가정통신문도 보내는 등 국제화가 걸음마를 시작했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2006년 4월 현재 국내로 이주한 외국인 여성 수는 6만5243명이다. 이중 일부 외국 여성은 한국의 공직사회에도 진출하고 있다.

◆병원에서도 필리핀어로=충북 청원군 내수초등학교는 최근 일본인과 필리핀인 학부모 19명(전교생의 2%)에게 필리핀어와 일본어로 된 6월분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필리핀 출신 한미나씨는 "한글을 모르는데 필리핀어로 적힌 통신문을 받아 보니 속이 확 뚫린 느낌"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는 하반기부터 말이 안 통해 증상을 의사에게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이주 여성들을 위해 필리핀어 등으로 작성된 의료 문진(問診)표를 개발해 도내 병.의원에 비치할 예정이다.

전교생 50명 중 11명이 이주 여성의 자녀인 전남 화순군 천태초등학교에서는 매월 한 차례 '외국인과 함께하는 문화교실'이 열린다. 인도.베트남 출신 강사가 전통문화 등을 강의하면서 외국인과 한국인의 일체감을 도모한다.

◆공직에도 진출=가정통신문을 외국어로 번역해 보내는 아이디어를 낸 내수초교 행정실 박재형(32.9급)씨는 "농촌에서도 외국인을 이해하는 시각을 갖자는 움직임이 많다"고 말했다.

이렇게 외국인을 배려하는 움직임과 함께 이주 여성들이 공직사회에도 진출하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달 가정 폭력 전문 상담 기구인 '경북 여성 긴급전화 1366'의 상담요원(사회복지사)으로 한국에 온 중국.베트남인을 한 명씩 채용했다. 여성 긴급전화 측은 그동안 외국 여성에 대한 상담을 국내 자원봉사자에게 맡겼으나 문화와 정서가 달라 의사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다.

여성 긴급전화 상담원인 베트남 출신 럼홍눙(29)씨는 "한국공무원이 된 게 너무 자랑스럽다"며 "이것이 바로 진정한 한국 농촌의 국제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문대 라혜민(교육학.여)교수는 "요즘 농촌에 부는 국제화 바람은 외국에서 한국인을 위해 한국어로 관광 안내를 하는 것과 유사하다"며 "정부와 자치단체가 이주 여성과 한국인의 일체감 형성을 도와 하루빨리 우리 사회에 동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경찰서 외국인인권보호센터 이길수 경사가 필리핀 출신 다이얀(41.(左))씨 등에게 자동차 운전과 면허취득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아산=김성태 프리랜서

 

송의호.천창환.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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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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