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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일보]행사 위주 생색내기 … 취업알선 시급

박옥화 0 1,349 2008.04.22 10:37

행사 위주 '생색내기' … 취업알선 시급
결혼이민자 자녀 도내 6천617명 … 별도 교육프로그램 전무 


 
국제결혼을 통한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장가 못간 농촌 총각과 외국인 이주여성 간의 결혼은 옛말, 이제는 직종을 불문하고 도시인들까지 다문화가정의 대상과 폭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처럼 외국인 이주여성은 물론 남성들까지, 거주 외국인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은 아직도 낮설기만한 타국 문화와 인종적차별, 남편의 폭력, 멸시와 편견 등 사회의 이면에서 신음하고 있다. 이제는 엄연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고 살아가는 이들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의 삶을 되돌아 보고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할 시점이다.
경기도, 출입국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도내 외국인 국제결혼자는 2만8천135명이며 이들의 자녀수도 6천617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도내 자치단체를 비롯, 많은 인권단체들이 이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은 미흡하다. 거주외국인실태조사 자료를 토대로 농촌가정 '한집 건너 한집'이라는 국제결혼 가정의 실태를 들여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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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남양주시에서 열린 다문화가정 특집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이 한국식 전통혼례를 올리고 있다.


▲외국인 이주자 현황과 실태
출신 국적의 분포를 보면 중국교포가 가장 많아 1만8천105명(64.4%)이며 베트남 출신이 3천552명(12.6%)으로 나타났다.
언어 장벽이 없는 중국 교포들과의 결혼을 선호한 것이며, 최근에 와서 문화 경제적 교류가 빈번한 베트남 이주 여성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 뒤로 일본출신 1천425명(5.0%), 필리핀 945명(3.4%), 몽골 655명(2.4%), 태국 533명(1.9%) 순이며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순으로 조사됐다.
이들중 내국인과 결혼해 국적을 취득한 사람은 도내에 9천647명으로 전국의 34.8%이다.
거주기간 2년이 지난 후 귀화동의를 하면 국적을 취득할 수 있고 바꿔 말하면 외국인 결혼가정의 정착률이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이 낳은 자녀수도 전국에 4만4천258명이고 경기도내에 6천617명(15.0%)에 이른다.
'2006 세계인구현황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이주여성들의 이혼건수는 2천444건으로 2004년 1천611건에서 51.7%나 늘었다.
남편의 구타 등으로 쫓겨나거나 불법체류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주여성인권센터'의 전체 상담건수 중 절반이상이 구타당해 쫓겨났거나 죽도록 일만 한 이주여성들의 사연이다.
이들 대부분이 가정폭력과 남편의 외도 등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2세들이 가장 큰 피해자다.

▲현실적인 대책마련 시급
경기도는 지난해 도내 처음으로 '남양주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를 개소하고 한국어 교육사업과 문화강좌 등 한국문화정착을 위한 각종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고양시와 의정부시에 이민자가족지원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다.
도는 올해에만 외국인 이민자 관련 보조사업으로 국고와 도비를 합쳐 총 14억1천700만원을 지원한다.
한국어 교육사업, 결혼이민자방문교육, 국내적응프로그램 사업, 한국어 보조강사 양성 사업 등에 쓰여진다.
또 각 지자체별로 부족하지만 자체예산을 마련해 각종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급증하는 수요를 충당하기엔 역부족인 현실이다.
'천주교구리이주여성센터' 김수남 상담원은 "우리나라에 사신지 오래된 분들의 경우 가정 형편상 국적취득도 못하고 미등록 외국인인 경우가 많다"며 "이 분들의 경우 교육,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없으며 이들 중 심한 경우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도 많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에는 각 지자체별로 지원사업들을 쏟아내면서 행사위주의 형식에 너무 많은 돈을 쓰는거 같다"며 "이리 저리 불려나가는 기분이 들 때도 있다"고 지적했다.
'남양주이민자가족센터' 장미선씨는 "결혼이민 여성들에게 100% 무료 프로그램과 전적인 지원이 그들 스스로 독립심과 책임감에 방해가 되는건 아닌지, 고기를 잡아주기 보다는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정책이 필요한 것 같다"며 "자국에서 다양한 능력을 가졌던 이주여성들도 많아 이들에게 취업을 알선해 주는 사업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무엇보다도 해마다 증가하는 이들 결혼이민자 2세들을 위한 별도의 교육프로그램이나 적응을 위한 지원대책은 전무하다.
특히,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로 일반학교에서 혹은 친구들간의 따돌림으로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지만 도내에는 아직까지 이들을 위한 별도의 교육프로그램은 없다.
일부지방에서 다문화 시범학교를 만들고 특별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극히 드문사례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남양주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서동완 센터장은 "지자체별로 앞다퉈 각종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다문화가정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접근방법에 문제가 있는것 같다"며 "제도적인 문제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급한 것은 우리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고 이들 모두를 진정한 한국인으로 받아들일 때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수기자 blog.itimes.co.kr/vodo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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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신문 : 20080422일자 1판 9면 게재  인터넷출고 : 2008-04-21 오후 6:58:22
출처 : 인천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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