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처음 진료받아 너무 너무 고마워요”
15일 경북 영양농협 강당에서 펼쳐진 농업인 무료 순회진료에서 농업인들이 서울대병원 의료진으로부터 진료를 받고 있다.
NH생명·화재_서울대병원, 영양서 순회진료
15일 경북 영양농협(조합장 양봉철) 2층 강당은 대도시 종합병원 외래병동을 옮겨 놓은 듯 의료진과 환자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이날 진료는 NH(농협)생명·화재(사장 채희대)와 서울대병원(원장 성상철) 공공의료봉사단이 15~17일 사흘간의 일정으로 마련한 산간 오지 농업인 무료 순회진료.
첫날 진료는 예약된 순서에 따라 농업인들의 키·몸무게·시력 등 기초검사와 혈압·혈당을 측정한 후 전문의로부터 아픈 곳에 대한 예진이 이어졌다. 예진을 마친 농업인들은 증상에 따라 내과·정형외과·안과·치과·이비인후과·가정의학과·영상의학과 등 8개 과에서 의사로부터 전문진료와 증상별 약 처방을 받았다.
이날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은 김순하씨(70·수비면 신암리)는 “평소 혈압이 조금 높아 걱정을 해왔는데 혈압검진은 물론 흉부 엑스레이 촬영, 심전도 검사에다 코와 목을 전문적으로 진찰을 받았다”면서 “우리나라 최고 의사로부터 진찰받고 나니 아픈 곳이 모두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무료 진료에 영양군 내에 거주하는 여성 결혼이민자는 모두 진료대상으로 선정, 부부가 함께 진료를 받도록 함으로써 눈길을 끌었다.
베트남 출신의 리티탄후엔씨(22·수비면 죽파리)는 “요즘 오후만 되면 피곤하고 체중도 많이 줄어 건강에 이상이 있는지 걱정했다”며 “한국에 와 처음으로 의사선생님의 진료를 받게 돼 고맙다”고 말했다.
의료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설동원 공공의료·사회공헌팀장은 “이번 진료에서 여성 결혼이민자는 모두 복부 초음파와 심전도 검사, 흉부 엑스레이 촬영 등을 기본진료 대상으로 선정했다”며 “앞으로도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진료사업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NH생명·화재는 순회진료에서 발견될 중증환자 치료 지원을 위해 올해 5억원의 사업비를 마련해 두고 있다.
한편 농협과 서울대병원이 펼치는 농업인 무료 순회진료는 지난해 전국 6곳에서 5,000여명의 농업인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올해에도 매달 1곳씩 의료서비스 낙후지역을 찾아 진료활동을 펼치고 있다. O02-2127-7627.
영양=한형수 기자
[최종편집 : 2008/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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