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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국제결혼 현장 취재

VWCC 0 1,354 2007.06.04 10:47

'인간시장’ 같은 맞선·불안한 출발… 동남아 국제결혼 현장 취재  

 

 

“중개업자의 거짓말에 내 운명이 짓밟혔다. 한국사람도 좋은 사람이 많았는데…”

지난달 16일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만난 시나(27·가명)씨는 연신 눈물을 훔쳤다.

2년간에 걸친 한국 남성과의 결혼생활을 되돌아보니 서러움과 슬픔이 한꺼번에 북받쳐 오른 것이다.

시나씨는 지난 1999년 현지 중개업자의 소개로 전남지역의 한 농촌으로 시집을 왔다.

하지만 정신지체장애인인 남편(43)으로부터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 못해 2001년 고향인 프놈펜으로 돌아왔다.

국내 ‘여성쉼터’와 시댁 친척집에서 보낸 1년4개월을 제외하면 단 5개월 만의 파경이었다.

시나씨는 “당시 결혼중개업소 사장님은 남편을 유능한 회사원이라고 소개했는데 다 거짓말이었다”며 “시어머니가 남편의 음주와 폭행을 보다못해 ‘쉼터’로 데려다 준 뒤에야 결혼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베트남 여성 투엉(24·가명)씨는 남편(39)과의 불화로 인해 낙태까지 감수하며 이혼을 선택한 케이스.

투엉씨는 지난 2005년 한국 남성과 국제결혼을 했지만 남편의 이혼 및 낙태 강요로 인해 10개월간의 결혼생활을 접고 지난해 호치민으로 돌아와야 했다.

투엉씨는 당시 남편의 지나친 감시와 폭행 등으로 인해 우울증을 앓았으며, 결국 이것이 화근이 돼 결혼에 실패했다.

국제결혼정보업체들의 부실한 결혼 중매관행이 이주여성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다.

특히 일부 정보업체들의 ‘자정’ 노력 속에서도 무자격 업체가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국제결혼으로 인한 병폐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본지의 베트남·캄보디아 현장취재 결과 대부분의 국제결혼 중개가 성혼율에만 초점을 맞춘채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인 남성이 다수의 여성 가운데 신부를 고르는 ‘매매혼’의 성향이 여전한 데다 맞선부터 결혼까지 3∼4일 안팎의 ‘초특급’으로 진행돼 파혼율을 높이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인륜지 대사’인 결혼이 단 며칠만에 끝나면서 국제결혼을 선택한 신랑·신부의 ‘불안한 출발’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특히 상당수 정보업체들은 성혼율을 높이기위해 한국 남성 배우자의 신상에 대해 거짓말도 서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상당수 업체들은 현지에 일정한 중개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채 휴대전화 하나로 영업을 하다 문제가 생기면 그대로 잠적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국제결혼을 알선하는 전문업체는 무려 1천여개.

이 가운데 베트남·캄보디아를 대상으로만 280여곳에 달하는 업체가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및 개인 중개 등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2천개의 업체가 난립해 각종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일부 국가에선 한국 남성과의 국제결혼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지난해 7월 혼인법 개정 이후 국제결혼이 더욱 음성화 되고 있어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광주일보 프놈펜=최경호 기자 choice@kwangju.co.kr
 


출처: 쿠키뉴스   [2007.06.04 07:21]

http://www.kukinews.com/news/article/view.asp?page=1&gCode=soc&arcid=0920557180&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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