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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호변호사]죽은 19살 베트남각시의 편지

박옥화 0 1,410 2008.04.10 10:59

  죽은 19살 베트남각시의 편지
[도움되는 판례] | 2008/03/25 19:21 최영호
 
 

 

 

 

 


                        [죽은 19살 베트남 각시의 편지]

 

 

 

 

 

홀어머니 슬하에서 가난으로 중학교를 졸업한 후 농사일과 공장종업원, 노동 등으로 하루살이 목숨을 계속하다가 혼기를 놓치고 40이 넘은 사나이

 

 


생활정보지에서 결혼정보업체의 광고를 보고 전 재산인 1,000만원을 수수료로 주고 베트남에 가서 19살의 꽃다운 피해자를 만나 곧바로 결혼을 한 뒤 2007. 5.부터 피해자와 결혼생활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결혼한지 몇 달 되지도 않았지만, 언어적 소통의 어려움, 경제적 어려움, 피고인의 피해의식 등의 문제와 최근 전세금이나 부동산 문제로 걱정이 많던 터에 술을 마시고 귀가해보니 피해자가 여권과 옷가지를 챙겨 베트남으로 돌아가겠다고 하자 자신이 사기결혼을 당한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에 피가 거꾸로 솟아 이 어린 각시를 저세상으로 보내고 만다.

 

 


피해자가 베트남의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 법원은 가족에게 알리기 위하여 결혼정보업체에 협조를 요청하였지만, 빌어먹을 이 업체는 모른체 하고 회답을 하지 않아 결국 이 각시의 영혼은 갈 데가 없이 구천을 떠돌고 있다.

 

 


죽기전 날 이 가엾은 각시는 신랑에게 마지막 편지를 남겼다.

허지만, 신랑은 베트남어로 쓴 이 편지를 읽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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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저는 매우 슬픕니다.

 

 


제가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한국사람들의 삶에 대해서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한국에서도 부인이 기뻐 보이지 않으면 남편이 그 이유를 물어보고 책임을 져야 되는 것이 아닌가요, 그런데 남편은 왜 오히려 아내에게 화를 내는지, 당신은 아세요?

 

 


남편이 어려운 일 의논해 주고 서로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아내를 제일 아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중략) 저는 당신의 일이 힘들고 지친다는 것을 이해하기에 저도 한 여자로서, 아내로서 나중에 더 좋은 가정과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당신은 아세요?

저는 당신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당신은 왜 제가 한국말을 공부하러 못 가게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저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대화하고 싶어요. 당신을 잘 시중들기 위하여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무엇을 마시는지 알고 싶어요.

 

 


저는 당신이 일을 나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것을 먹었는지, 건강은 어떤지 또는 잠은 잘 잤는지 물어보고 싶어요.

 

 


제가 당신을 기뻐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도록, 당신이 저에게 많은 것들을 가르려 주기를 바랐지만, 당신은 오히려 제가 당신을 고민하게 만들었다고 하네요.

 

 


저는 한국에 와서 당신과 저의 따뜻하고 행복한 삶, 행복한 대화, 삶 속에 어려운 일들을 만났을 때에 서로 믿고 의지하는 것을 희망해 왔지만, 당신은 사소한 일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화를 견딜 수 없어하고, 그럴 때마다 이혼을 말하고, 당신처럼 행동하면 어느 누가 서로 편하게 속마음을 말할 수 있겠어요.

 

 


당신은 가정을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큰일이고 한 여성의 삶에 얼마나 큰일인지 모르고 있어요. 좋으면 결혼하고 안 좋으면 이혼을 말하고 그러는 것이 아니에요.

 

 


당신이 그렇게 하는 것은 한 사람의 진실된 남편으로서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제가 당신보다 나이가 많이 어리지만, 결혼에 대한 감정과 생각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있어요.

 

 


한 사람이 가정을 이루었을 때 누구든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어요. 물론 부부가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의 상처가 너무 많아 결국 이혼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한 사람의 감정을 존경하고 이해하는 사람에게는 마음을 닫아버리게 하는 상황들과 원망하게 하는 상황들이 무관심하게 지나가게 되요.

 

 


모든 사람에게 각자의 자존심이 있고 자신을 “정답”에 서게 하는 것은 알아요. 하지만 부부가 행복할 수 없고 위험하게 만드는 일을 계속 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해할 수 없을 거에요. (중략)

 

 


당신은 저와 결혼했지만, 저는 당신이 좋으면 고르고 싫으면 고르지 않을 많은 여자들 중에 함께 서 있었던 사람이었으니까요.

 

 


당신은 아세요?

제가 당신과 결혼하기 전에는 호치민 시에서 일을 했어요. 당신이 우리 집에 왔을 때 우리 집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어요.

 

 


저는 가정을 위해서 일을 나가야 했고, 그 일은 매우 힘들었어요. 하지만 봉급은 얼마 못 받았지요. 저는 노동이 필요한 일도 했었어요. 그 일은 매우 힘들었어요. 그것이 가축을 기르는 일이든, 농작을 하는 일이든...

 

 


가족들은 노동일로 벼를 심고 베는 일을 했어요. 베트남에서 그렇게 많은 일을 했어도 입을

것과 먹을 것만 겨우 충당할 수 있었지요.

 

 


그래서 제가 한국에 왔을 때에 더이상 바라는 것이 없었고, 단지 당신이 저를 이해해 주는 것만을 바랬을 뿐이에요.

 

 


저도 일을 해봤기 때문에 일을 어떻게 하고 또 그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아요. 하지만 제가 베트남에 돌아가게 되어도 당신을 원망하지 않을 거에요.

 

 


저는 당신이 저 말고 당신을 잘 이해해주고 사랑해 주는 여자를 만날 기회가 오기를 바래요. 당신이 잘 살고 당신이 꿈꾸는 아름다운 일들이 이루어지길 바래요.

 

 


저는 베트남에 돌아가 저를 잘 길러주신 부모님을 위하여 다시 일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저의 희망은 이제 이것뿐이에요. 당신과 전 서로 다른 나라 사람이어서 제가 한국에 왔을 때 대화를 할 사람이 당신뿐이었는데...

 

 


누가 이렇게 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었겠어요.

 

 


정말로 하느님이 저에게 장난을 치는 것 같아요. 정말 더 이상 무엇을 적을 것이 있고

말할 것이 있겠어요. 당신은 이 글씨 또한 무엇인지도 모르고 이해하지도 못할 것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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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판결문과 달리 이 사건에서 법원은 우리에게 커다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하여 한국 남성과 제3세계 여성 사이의 국제결혼이 급격히 늘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이 사건은 우리로 하여금 이런 국제결혼의 명암을 재조명해 보도록 하고 있다.

 

 


배우자감을 국내에서 찾을 처지가 되지 못했던 피고인이 결혼정보회사를 통하여 베트남 현지에 임하여 졸속으로 피해자를 만나게 된 전 과정을 보면서 스스로 깊은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피고인은 그저 피해자가 한국인과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단 몇 분만에 피해자를 배우자감으로 선택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누구인지, 누구 집 자식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아무도 알려 준 바 없었고, 그래서 이를 전혀 알 수 없었을 뿐더러, 또한 스스로 알고자 하지도 아니하였다.

 

 


목표는 단 한 가지 여자와 결혼을 한다는 것일 뿐, 그 이후의 뒷감당에 관하여 진지한 고민이 없다. 그러나 그러한 지탄을 피고인에 대해서만 집중할 수 없을 것 같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미숙함의 한 발로일 뿐이다. 노총각들의 결혼대책으로 우리보다 경제적 여건이 높지 않을 수도 있는 타국 여성들을 마치 물건 수입하듯이 취급하고 있는 인성의 메마름. 언어문제로 의사소통도 원활하지 못하는 남녀를 그저 한 집에 같이 살게 하는 것으로 결혼의 모든 과제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하는 무모함. 이러한 우리의 어리석음은 이 사건과 같은 비정한 파국의 씨앗을 필연적으로 품고 있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우리는 21세기 경제대국, 문명국의 허울 속에 갇혀 있는 우리 내면의 야만성을 가슴 아프게 고백해야 한다. 혼인은 사랑의 결실로 소중히 보호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 가치를 온전히 지켜낼 능력이 우리에게 있는 것일까.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이 땅의 아내가 되고자 한국을 찾아온 피해자. 그녀의 예쁜 소망을 지켜줄 수 있는 역량이 우리에게는 없었던 것일까.

 

 


19세 피해자의 편지는 오히려 더 어른스럽고 그래서 우리를 더욱 부끄럽게 한다. 이 사건이 피고인에 대한 징벌만으로 끝나서는 아니되리라는 소망을 해 보는 것도 이러한 자기반성적 이유 때문이다.

 

 


이 법원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고국을 떠나 말도 통하지 않는 타국사람과 결혼하여 이역만리 땅에 온 후 단란한 가정을 이루겠다는 소박한 꿈도 이루지 못한 채 살해되어 19세의 짧은 인생을 마친 피해자의 영혼을 조금이라도 위무하고 싶었다.

 

 


법원은  그 전제로 피고인이나 결혼을 알선한 결혼정보업체를 통하여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피해자의 죽음을 알리려고 하였다. 결혼정보업체는 피해자의 성장배경, 생활환경 및 피해자의 가족들의 소재에 대한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고, 관계당국이나 피고인을 통하여서도 피해자의 가족들의 소재를 확인할 길이 없었다.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피해자의 죽음을 알릴 길을 찾지 못한 채 이 사건 판결에 이른 것을 유감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로 인하여 피고인으로서도 피해자의 가족들로부터 용서를 받는 기회를 갖지도 못하였다(대전고등법원 2008. 1. 23.선고 2007노425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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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통일 위해서 조국을 지키시다

조국의 이름으로 님들은 뽑혔으니

그 이름 맹호부대 맹호부대 용사들아

가시는 곳 월남땅 하늘은 멀더라도

한결같은 그대 마음 님의 뒤를 따르리라

한결같은 그대 마음 님의 뒤를 따르리라

 

 


우리가 군대를 파견하여 아무런 죄없는 그들에게 총칼을 휘둘러 피를 흘리게 하였던 나라

여기저기 수많은 혼혈아들을 만들어놓고 돌아와 잊어버리고 사는 사람들

 

 


그저 먹고 살기 위하여

그저 조그만 돈이라도 벌어서 핏줄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하여

나이가 많아도 신체가 완전하지 않아도 그저 한국만 갈 수 있다면

짐승이 팔려가듯 선 한 번 본 뒤 목숨걸고 시집오는 저 나라 처녀들

 

 


저 나라 백성들이 눈도 열리고 귀도 열렸을 때

우리는 얼마나 원망을 들을까요?

 

 


가슴이 아픕니다.

 

 


외국인 100만명 시대

국제결혼 30만명 시대

 

 


한국에 시집온 동남아의 가난한 외국인들

아니 모든 가엾은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은총을 기원합니다.

(‘08. 3. 25. 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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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blog.ohmynews.com/choe0ho/entry/죽은-19살-베트남각시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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