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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베트남 신부의 죽음 부른 한국사회 야만성 징역12년 선고

박옥화 0 1,356 2008.03.14 11:30

'19세 베트남 신부의 죽음' 부른 한국사회 야만성
타국 여성들을 물건 수입하듯 취급하는 메마른 인성이 부른 참극

[ 2008-03-13 14:31:06 ]

 

"우리는 21세기 경제대국, 문명국의 허울 속에 갇혀 있는 우리 내면의 야만성을 가슴 아프게 고백해야 한다"

 

대전고등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상준 부장판사)가 최근 베트남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장 모(47) 씨에게 징역 12년의 중형을 선고하면서 베트남 신부가 마치 물건처럼 취급되는 우리사회 현실을 질타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례적으로 남편에게 숨진 베트남 신부 A(19) 씨가 남긴 편지를 소개했다.

A 씨는 "저는 당신이 좋으면 고르고 싫으면 고르지 않을 많은 여자들 중에 함께 서 있었던 사람"이라며 "제가 베트남에 돌아가게 되도 당신을 원망하지 않고 당신이 잘 살고 꿈꾸는 아름다운 일들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편지를 남겼다.

재판부는 "A 씨의 편지를 보면 어린 나이에도 빨리 한국생활에 적응해 따뜻한 가정을 이루겠다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었는데, 남편의 무관심과 배려 부족 등으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도 누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건을 볼 때 타국 여성들을 마치 물건 수입하듯이 취급하고 있는 인성의 메마름 등이 담겨 있다"며 "우리는 21세기 경제대국, 문명국의 허울 속에 갇혀 있는 우리 내면의 야만성을 가슴 아프게 고백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특히 "19살 어린 피해자의 예쁜 소망을 지켜줄 수 없었던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타국 사람과 결혼해 단란한 가정을 이루겠다는 소박한 꿈도 이루지 못한 채 살해된 19살 피해자의 영혼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고 달래고 싶다"고 밝혔다.

 

대전CBS 정세영 기자 lotras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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