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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통계로 세상읽기]베트남 신부와 결혼하세요

박옥화 0 1,401 2008.03.13 11:34

 


[理知논술/통계로 세상읽기]베트남 신부와 결혼하세요

 


 
 
‘다인종 코리아’… 국제결혼 年4만건 넘어서

2020년엔 신생아 3명 중 1명이 혼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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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혼혈인 하인스 워드는 2006년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슈퍼볼에서 MVP로 선정됐다. 워드는 2006년 4월 한국을 방문해 우리 국민의 따듯한 환대를 받았다. 이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혼혈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연세대 구성열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 혼혈 인구는 2006년 기준으로 3만5000여 명이며, 2020년 167만 여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에는 20세 이하 인구 5명 중 1명, 신생아 3명 중 1명이 혼혈인이 될 것이라고 한다. ‘단일민족 국가’라는 대한민국에 혼혈인이 이렇게 많고, 그 수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라니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연세대 구성열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 혼혈 인구는 2006년 기준으로 3만5000여 명이며, 2020년 167만 여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에는 20세 이하 인구 5명 중 1명, 신생아 3명 중 1명이 혼혈인이 될 것이라고 한다. ‘단일민족 국가’라는 대한민국에 혼혈인이 이렇게 많고, 그 수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라니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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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 인구가 늘어난 것은 기본적으로 국제결혼이 증가한 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 국제결혼은 1994년까지는 연간 7000건 이하였으나, 1995년 이후 연간 1만 건 이상으로 증가했고, 2006년 3만9690건에 달했다. 국제결혼 가운데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과의 결혼은 1997년 17.6%인 2190건에 불과했지만 2006년 43%인 1만7245건으로 늘었다. 이들의 2세는 혼혈아이기 때문에 혼혈 인구는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다.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과 결혼하는 비율이 증가하는 원인을 분석하다 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베트남 여성과의 결혼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이다. 베트남 여성과의 혼인은 2003년부터 크게 증가해 왔다.

우리나라 농촌에는 2002년 무렵부터 ‘베트남 신부와 결혼하세요’라는 국제결혼 광고 플래카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농촌 남성들이 국내에서 배우자를 찾기가 점점 힘들어지자 외국 여성들과 결혼하는 일이 잦아진 것이다. 농촌 남성과 외국 여성의 결혼을 중매해 주는 국제결혼정보회사도 성행하기 시작했다. 2006년 결혼한 농어촌 남성의 41%가 외국인 여성과 결혼했다는 통계자료가 나오기도 했다.

농촌은 도시에 비해 소득이 낮고 교육여건이 열악하며 문화시설도 빈약해서 여성들이 농촌 남성들과 결혼하기를 꺼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이것이 농촌 남성들이 우리나라 여성과 결혼하지 못하는 근본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농촌 남성들의 결혼난은 무엇보다 남성에 비해 여성이 부족하다는 데 근본 원인이 있다. 이는 관련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다. 결혼적령 인구인 남자 26∼30세와 여자 24∼28세 인구의 성비(여자 100명당 남자 수)는 2000년에 110.5명(남자 110.5명 중 10.5명이 짝을 구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최근 상황이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2006년에도 103.5명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정이다 보니 결혼 조건이 좋지 않은 농촌 남성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게 된 것이다.

통계청의 인구추계에 따르면 결혼적령 인구의 성비불균형은 앞으로 더욱 심화되어 2010년에는 성비가 116.7명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때가 되면 남자 116.7명 중 16.7명이나 결혼 상대를 찾기 힘들어진다는 뜻이다. 이대로라면 농촌 남성들의 결혼난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농촌 남성과 외국 여성과의 혼인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혼혈인구도 점차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도 국내 외국인이 증가에 한몫을 하고 있다. 유엔이 작성한 ‘대체이주에 관한 보고서’(2000)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15∼64세)를 최대 수준(3660만 명)으로 유지하려면 2020∼2050년 사이에 매년 21만3000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필요하다. 이들이 국내에 정착해 2세를 낳을 경우 장기적으로 혼혈인구는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은 머지않아 다인종·다민족 국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사회 변화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피부색과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혼혈인들을 차별하고 냉대하기도 한다. 심지어 외국인 신부의 3분의 1이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혼혈인들을 피부색과 인종이 다르다고 배척하는 것은 세계화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다. 하인스 워드가 미국에서 성공한 것처럼 국내에서 혼혈인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사회적 환경과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안병근 공주교육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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