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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신문]한국이주여성 문제 실질적인 해법 필요

박옥화 0 1,316 2008.03.12 14:06

한국이주여성 문제 실질적인 해법 필요
요식행위 아닌 수요자 입장 감안한 프로그램 절실 다문화 가족 모두 참여 가능한 문화체험도 운영해야
작성일 : 2008-03-11 (화) AM 09:07김윤옥(mul@palgong.co.kr
  입국 한 달 만에 추락사한 베트남 여성을 비롯한 한국이주여성의 문제가 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관내 외국여성에 대한 실질적인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북구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제결혼으로 북구에 정착한 이주여성은 630여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한국 남성과 결혼 베트남, 필리핀, 중국 등지에서 온 여성으로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남편이나 시집 식구들 간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거나 더러는 인종차별에 따른 인격적인 모멸감으로 의기소침한 채 살아가기도 한다.

  따라서 정서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사회적인 관심과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이를 테면 보여주기식이 아닌 다문화 가정의 구성원들이 문화적인 시각을 좁힐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복지기관에 이어 행정기관이 나서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미흡한 실정이다. 현실성과 동떨어져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행정기관만 하더라도 현실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북구청은 지난달부터 외국여성의 문화적인 갈등 해소를 위해 동주민센터에서 한국어교실 운영에 들어갔다. 지역에서는 태전1동과 읍내동 주민센터에서 매주 금요일 열고 있다. 태전1, 2동과 관문동 외국여성은 태전1동에서, 읍내동과 동천동 외국여성은 읍내동 주민센터에서 강좌를 듣도록 했다. 그런데 모집 정원이 20명 내외였지만 참여 여성은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동천동과 읍내동 거주 외국여성이 70여명인데 반해 신청자는 7명에 불과했다. 태전1동 주민센터에서 실시하는 한국어교실도 마찬가지였다. 태전2동과 관문동을 뺀 태전1동만 하더라도 외국여성이 34명 거주하지만 3개동 통 털어 10명만 신청했다. 정원과는 거리가 먼 셈이다.

  신청을 하지 못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영·유아를 두거나 직장에 다니는 여성은 참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처지였다. 아이를 맡길 사람이 마뜩찮은 데다 오후 2시 수업이라 직장을 파한 후에 배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남편의 호응이 낮고 원거리에 있는 여성들도 참여하기 어려웠다.  주민센터 공무원들이 전화 또는 방문을 통해 참여를 독려했으나 현실과의 괴리감은 결국 참여율을 떨어뜨렸다. 

  동 관계자도 “돈 벌러 가는 여성이나 아이가 있는 여성, 남편이 나가는 것을 꺼려하는 여성들은 참여하고 싶어도 참여할 수 없는 형편이다”고 수긍했다. 그러면서도 “방문 독려로 남편이 호응하는 가정이 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참여도가 낮다고 해서 실망하기는 이르다. 드러난 문제점을 최소화하고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채워나간다면 당초 바라던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문제는 얼마만큼 노력하느냐에 달렸다. 효과적인 한국어교실 운영뿐만 아니라 외국여성에 대한 한국 남편과 가족들의 이해를 제고하기 위한 교육도 필요하다. 또 가족 모두 서로를 경험해보는 프로그램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

  그나마 최근 한국어교실 운영에 이어 북구청이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키로 해 고무적이다. 문화적 차이를 좁혀 향후 발생 가능한 사회문제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 대구시티투어를 계획했다. 체험은 불로동 고분군을 시작으로 방짜유기박물관, 동화사, 신숭겸장군유적지, 봉무공원을 둘러보는 코스다. 분기별 1회 총 4회 운영한다. 1차 체험은 오는 27일 실시한다. 대상은 북구 거주 결혼이주여성으로 횟수별 모집 인원은 40명이다. 신청접수는 거주지 동주민센터에서 14일까지 받는다.

  북구청 관계자는 “한국문화의 이해를 높이고 문화적 이질감을 해소시키기 위해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마련하는 문화체험이 수요자 입장을 고려해 견학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된다면 앞으로의 참여도는 훨씬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여성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다문화 가족이 함께 한다면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발행호수 : 1149호   발행일 : 2008-03-11 

 

 

출처 : http://palg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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