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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의 어두운 그늘 (07-04-16)

VWCC 0 1,693 2007.04.19 10:17

[국제결혼의 어두운 그늘]

 

● 앵커: 요즘 농촌에서는 결혼하는 10쌍 가운데 4쌍이 국제결혼입니다.


이처럼 국제결혼이 늘고 있는 것은 농촌 총각들이 절실히 원해서라기보다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앞장서서 동남아 신부를 데려오는 데에도 그 원인이 있습니다.


선후가 바뀐 결혼. 그러다 보니 결혼파탄도 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심각한 문제점들을 임영서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전라남도 해남,  작년 7월 베트남 여성과 결혼한 조 모 씨 집입니다. 부인은 결혼한 지 한 달여 만에 베트남으로 돌아가 조 씨는 지금 혼자 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태워버리려고 마음먹고 있는데” (그 여자분 옷이군요?) “예”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물어봤지만, 엉뚱한 얘기만 늘어놓습니다.

 

● 인터뷰 : “돈이라도 생기면 효도라도 하려고 몇 만 원이라도 드리려고 하죠. 그럴 겨를이 없어요. 돈이 없다보니까 공공요금도 쓰지도 않은 전화요금이 어떻게 5만원 넘게 떨어지냐고요.”

 

알고 보니 조 씨는 정신질환으로 인한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 여기에 구타까지 당하자 도망치듯 베트남으로 돌아간 것입니다.

 

● 이웃주민 : “정신이 조금 부족해 많이는 안 부족한데 조금 부족해. 날이 궂으려면 조금...(그래서 결혼하기 어려운 것도 있었겠군요?) 그러니까 베트남하고 결혼했지”

 

이 필리핀 여성은 임신한 채 도망 나와 이혼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중개업체를 통해 만난 지 이틀 만에 결혼했지만 차츰 이상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 필리핀 신부 (23살) : “남편이 정신이 이상했고, 화를 자주 내고 약을 많이 먹었다.”

 

남편은 10년전 교통사고로 정신지체를 겪으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운 처집니다.

 

● 이웃주민 : “(필리핀 여성은) 어차피 집이 어려워서 어쩔 수 없이 사는거지, 한국여자 같으면 올바른 정신 가지면 생활이 힘들다 봐야죠.”

 

정상이 아닌 아들을 잘 보살펴주기를 바랐던 부모는 실망과 미안함이 겹쳐 암담한 심정입니다.

 

● 어머니 : (만약에 안 들어오면 어떻게 하실거에요?)“안 들어오면 그냥 살아야지 뭐, 성한 사람들도 각시 나가는데...”(또 결혼 시키실 생각은?)“아휴 뭘 또...”

 

이런 총각들의 결혼을 주선한 곳은 다름 아닌 시청과 군청입니다.

 

● 박희현 해남군수 : “인간의 기본적인 것은 다 똑같다 내가 볼 때, 그런 사람들이 더 불쌍하고 더 애착감이 더 가서 그런 사람한테 짝만 지워지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생각했다.”

 

해남군이 총각들을 모으라며 면사무소에 보낸 공문입니다. 베트남 여성은 천사표 여성이다, 남편을 하느님처럼 모시는 지구상 마지막 남은 천사와도 같다, 몸매가 환상적이며 살이 찐 여성이 거의 없다.

 

망설이는 농촌총각들을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현혹하고 설득한 것입니다.

 

● 나옥석(함평군농민회) : “농촌도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운데 어려운 지역의 여성들을 데려와서 뭘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그야말로 얘기나 낳고 일이나 하고 성관계 맺고 이런 정도의 상대인가? 인간이.”

 

이곳만이 아니고, 전국 곳곳의 지자체가 예산까지 편성해서 국제결혼 지원 사업을 펴고 있습니다. 경상남도와 제주도 등은 최근 예산지원을 아예 조례로 못박아놓았습니다.

 

명분은 농촌총각 결혼문제 해결이지만 지자체는 "몇쌍 결혼"이란 실적이 필요할 뿐입니다.

 

그러다보니 신랑이 어떤 사람인지 기초적인 파악도 하지 못해 어이없는 일도 벌어집니다.

 

● 이효승 사장 (결혼중개업소) :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도 갑자기 일어나서 신문을 거꾸로 보면서 노래도 부르고 그 정도로 이상하고, 거기 가서 그 사람들한테는 말 못하게 하고 대신 통역관이 다 말해주는 거예요 절대 입벙긋하면 너 결혼 못한다 해가지고...”

 

단체장의 실적으로 알리기 위해 당사자들이 극구 반대하는 합동결혼식을 치르기도 합니다.

 

● “오늘의 성스러운 혼인식까지 열정을 다해주신 군수님께 뜨거운 감사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 국제결혼 남편 : “개인적으로 (결혼식) 한 사람들도 반 강제적으로 합동결혼식을 해야 한다, 그래야 군 지원금이 나간다, 이런 강제조항도 있고 굉장히 까다로웠어요,”

 

지자체들은 농촌 총각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과연 이런 방식의 결혼이 농촌총각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작년 5월 전남 함평군이 총각 세 명을 필리핀 여성과 결혼시켰습니다. 그러나 세 명의 신부 중 두 명이 석 달 만에 가출했습니다.

 

군수와 군청의 말만 믿고 결혼했던 신랑과 가족들은 황당한 마음을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습니다.

 

● 신랑 아버지 : “군에서도 이러네 저러네 말도 없어. 선거 때문에 표수를 얻으려고 이 짓거리를 했는가 그것도 모르겠고....”

 

개인부담금 5백만 원에 신접살림 천오백만원,  들어간 돈도 돈이지만, 졸지에 이혼남이 된 신랑은 군수얼굴만 보면 화가 납니다.  

 

● 신랑 : “어디 행사 같은데 오면 인사 안하고 비켜버려요.” (군수 오면?) “예”

 

결혼비용은, 지자체가 지원해준다고는 하지만 전체비용가운데 3분의 1가량만 중개업소를 통해 지원됩니다.

 

이 총각도 군청의 권유로 7백만 원을 냈지만 중개업소는 이런저런 명목으로 추가비용을 받아갔고 베트남 신부는 1년이 넘도록 아직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 박문수(작년 국제결혼, 신부 미입국) : (많이 부담되셨겠어요?) “부담되죠. 집에서 농사지어서 나락 팔아가지고 한건데...”

 

정신지체자 등은 중개업소에게 수백만 원의 웃돈까지 요구당합니다.

 

● 정신지체 아들 결혼시킨 어머니 : “업체 측에서 (추가비용이) 필요하다니까 그래서 저렇게 자기들이 골라다 줬지요.”

 

시집 온 신부는 적응하지 못해 힘들고, 신랑은 돈은 돈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상하고.. 누구를 위한 국제결혼인지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MBC뉴스 임영서입니다.

 

+ 출처 +

MBC뉴스 http://imnews.imbc.com//replay/nwdesk/article/1996909_268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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