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며느리 한국서 '선생님' 된다"
"이제 선생님이 되어 비슷한 환경의 외국인 아내들과 이웃 어린이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베트남 하노이 대학을 졸업하고 2005년 한국인 남자와 결혼한 뒤 경북 구미에 살고 있는 피티옥란(26)씨는 수년 전 자신이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느꼈던 낯섦을 '한국에 먼저 정착한 보람'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또 필리핀에서 문경으로 시집온 리사(31)씨는 영어를 할 수 있는 덕분에 낯선 한국 땅에서 '선생님' 호칭을 들을 수 있게 됐다.
피티옥란씨나 리사씨처럼 경북으로 시집와서 새로운 보람을 찾게 된 외국인 며느리는 농어촌지역 원어민 영어교사로 활동하게 될 31명과 외국인 아내를 위한 한글교사로 봉사하게 될 47명 등 모두 78명이다.
이들은 모두 경북도가 지역에 살고 있는 고학력 결혼이민여성들을 '원어민 교사 및 한글교사'로 활용하기 위해 개설했던 '이민여성 방과 후 교사 양성과정'에 참여해 오는 30일 수료를 앞두고 있다.
이들은 교육과정을 수료한 뒤 실습과정을 마치면 자신의 거주지 주변에서 한글(한국어)교사나 영어교사로 일하며 자신보다 늦게 한국으로 시집오는 외국인여성의 한글교사나 이웃집 어린이들의 영어교사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민여성 방과 후 교사는 지역에 사는 결혼이민여성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농촌지역 초등학교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원어민 강사 수를 보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기 위해 경북도가 마련했다.
경북도는 이들의 교육과정이 84시간에 걸쳐 운영되면서 교수기법 뿐 아니라 아동교육과 가족상담과 관련한 내용도 포함됐기 때문에 현장에서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이주여성을 방과 후 교사로 활용하는 것을 포함해 경북이 처음으로 시작하는 결혼이민자 정책인 '새경북 행복가족 어울림 프로젝트'를 통해 어려운 농촌경제에 도움을 주고 다문화 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새로운 정책을 계속해 개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는 오는 30일 '원어민 교사 및 한글교사' 양성과정 수료식에 맞춰 도교육청 및 계명대 등과 이민여성 방과후 교사 활용을 위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대구=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2008.01.29 16:41:51 입력, 최종수정 2008.01.29 16:4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