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행복 주는 선생님”
[우리도제주인] 베트남 출신 주부 호티데씨
2007년 11월 30일 (금) 김경필 기자 kkp2032@hanmail.net
베트남 출신 주부 호티데씨(22·제주시 한림읍)와 남편 변재철씨(38). 조성익 기자
“서투른 음식솜씨에도 불평한마디 없는 남편은 행복을 주는 선생님 같아요. 한국어도 직접 가르쳐주는 자상한 남편과 예쁜 딸이 있어 더 이상 바랄게 없답니다”
베트남 출신 주부 호티데씨(22·제주시 한림읍)는 요즘 한국어 공부가 즐겁다. 늘 곁에서 자신을 돕는 남편 변재철씨(38)가 있기 때문이다.
6개월된 딸 지원를 안고 집에서 조금 떨어진 서부종합사회복지관을 찾은 변재철·호티데씨 얼굴에선 웃음꽃이 가득했다.
남편 변씨는 자신이 가르쳐주는 대로 한국어교재에 나온 문장을 열심히 읽어 내려가는 아내의 모습이 사랑스럽기만 하다.
변씨 부부는 지난해 5월 처음 만났다. 소개를 통해 호티데씨를 만나게 된 변씨는 한눈에 마음에 들어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
변씨는 결혼 전 3개월이나 베트남에 머물며 호티데씨와의 만남을 이어갔다. 호티데씨도 변씨와 만나는 동안 부지런히 한국어를 공부하며 이국 땅에서의 삶을 준비했다.
변씨 부부는 베트남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지난해 8월 제주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남편에게 모든 걸 맡긴 채 제주로 향한 호티데씨에겐 주변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들었다. 남편과 몇 시간만 떨어져도 늘 불안했던 그였다.
그러던 지난 2월 서부종합사회복지관에서 운영하는 ‘국제결혼 이주여성의 한국문화 적응을 위한 다문화 어울림 배움터’에 걸음을 하게 되면서 그의 얼굴빛은 달라졌다.
이웃에 사는 이주여성들을 알게 되면서 친구도 생겼다. 한국어 실력도 제법 쌓이면서 제주생활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그는 서부종합사회복지관에서 마련한 유적지 탐방, 생태체험, 제주전통 도자기 제작 체험 등에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등 제주문화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늘 곁에서 헌신적으로 지원하고 격려하는 남편이 있기에 이 모든 것이 가능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호티데씨는 “제주에 온 뒤 힘들 때마다 항상 자상한 남편에게서 힘을 찾았다”며 “지금은 친구도 많이 사귀어서 그런지 제주생활이 두렵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한창 힘들어할 때 남편은 나를 데리고 부모님이 계신 고향 베트남에도 갔다올 정도로 마음이 따뜻하다”며 “서툰 솜씨로 만든 음식을 며칠동안이나 맛있다며 먹어주는 남편이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이 평생 곁에만 있어준다면 바랄 게 없다”며 “딸 지원이를 위해서라도 강인한 ‘제주엄마’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밝혔다.
남편 변씨는 “서부종합사회복지관에서 내년 강의할 한국어교재를 벌써부터 공부하는 아내가 대견스럽게 느껴진다”며 “나만을 믿고 낯선 생활에 열심히 적응하려는 아내를 위해선 무엇이든 발벗고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은정 서부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는 “호티데씨와 변씨가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 ‘잉꼬부부’가 떠오른다”며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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