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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일보] 다문화 시대, 풀어야 할 과제는 <2>

박옥화 0 1,278 2007.11.16 17:23

<다문화 시대, 풀어야 할 과제는 <2>
-이해 엇갈린 국제결혼 부부


2007-11-08 09:30:00

SEFG20071107214953

 


 “따뜻하게 대해주는 어머님과 날 아껴주는 남편이 있어 한국이 고향같아요·”“베트남 농촌생활을 벗어나려고 여기까지 왔는데 또 농사를 지으라는 것은 또 뭔가요? 한국 시골은 베트남 시골보다 못하고 재미없어요·”

 한국에서 결혼한 외국인 부인들의 심정이 이같이 엇갈리고 있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바로 첫 만남이다. 대부분의 부부가 거쳐가는 결혼중개업체가 이같은 엇갈림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특히 중개업체가 한국에 대해 예비 신랑에 대해 좋은 정보만 알려주거나 과장, 거짓 정보만 흘려주니 많은 여성들은 큰 꿈을 가지고 왔다가 실망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외국인 부부들의 설명이다.

 또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충격을 받는 경우도 허다한 것이 현실. 국제결혼 중개업체측은 신랑이 농사를 짓고 있으면 농장주라고 얘기하고, 신랑이 건설노동자면 건축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신랑 또한 과장을 섞는다고 이들 부부는 전하고 있다.

 본보에서 진주시 대곡면, 산청군, 사천시 등 최근 3년간 살아왔던 결혼이민자 10명이 토로하는 불만을 취재했다.
 
 ◇상호이해부족 심각=현재 외국인 신부들에게 인식된 한국이라는 나라는 드라마에 보는 것 처럼 생긴 나라이다. 드라마속에 나오는 멋진 장면이 그대로 나라 이미지와 직결되고 있는 것. 더구나 많은 국내 대기업과 전자제품이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중국 등에 들어오고 있다.

 국제결혼중개업체를 통해 한국에 시집온 외국인들은 결혼식 며칠 전에야 겨우 남편의 얼굴을 보게된다고 한다. 더구나 남편과 시댁식구의 실제 생활 또한 거의 모르는 상태. 또 결혼 당일까지도 한국어를 모르기 때문에 통역을 통해 전해듣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통역사가 일부러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를 얻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신랑도 마찬가지. 베트남, 필리핀 등 신부의 나라에 대한 이해는 매우 부족한 편이다. YWCA가 올 초 전국 500명의 외국인 신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약 40%는 상대방 나라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결혼하고 있다.

 이와함께 ‘출가외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부인만 한국말과 한국에 관련된 것을 배우면 되지, 자신이 동남아언어와 국가에 대해 힘들게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남편들이 80%에 육박해 서로간 이해 노력이 뒷받침되 않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기본 언어소통도 어려워=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는 언어를 수단으로 맺어진다. 좋든 싫든 표정과 함께 언어로 대부분의 의사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결혼에 있어서도 언어가 서로 달라 의사소통의 장애가 부부 생활에 직격탄을 날릴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사천시 소재 한 공장에서 일하는 베트남인 모씨가 새벽에 돌아오는 등 고단한 삶이 계속되자 이를 보다못한 남편이 이를 만류하면서 갈등은 시작됐다. “친정에 붙여줄 400만원이 필요해 그돈만 벌면 일을 그만두겠다”는 부인의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남편이 “남편본인이 400만원을 베트남에 있는 친정에 주면 일을 그만두겠다”고 오해해 갈등 커져 이혼까지 한 경우도 있었다.

 이들 부부 같이 대화가 제한돼 있어 서로를 이해하기도 힘든 경우가 아직 비일비재하다. 남편도 부인한테 무슨 이야기든 하려도해도 부인이 이해를 못할까봐 그만두었고 부인 또한 한국어가 능숙하지 못한 상태로 말을 꺼내면 상대방이 웃을까봐 그만둔다는 게 서로 대화를 기피하는 이유로 확인됐다.

 ◇이질적 문화 충돌 피해확산=한 가정에 두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서로에 대한 관심과 매력력인 자극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지만 부부갈등의 요인이 될 가능성 역시 농후하다. 대부분의 외국인 신부들은 결혼 이후 한국 남편의 시댁의 습관, 문화에 일방적으로 따르도록 요구받는다.

 베트남 신부는 평생을 한국에서 살아야하니까 한국 문화를 배워야하고 남편은 베트남에서 살 것도 아닌데 시간과 노력을 들어 외국 문화를 이해할 필요가 없다는 게 한국인 남편들의 입장이다.

 또 우리 사회에서는 “결혼할 나이가 되어도 결혼을 못하는 사람은 뭔가가 문제가 있다”라는 관념이 지배적이다. 특히 국제 중매결혼에도 뭔가 문제가 있어 외국인 아내를 데려왔다는 소문이 떠돌기도 한다는 것. 이에따라 남편은 베트남 부인을 부끄러워하고 이것을 숨기고 싶어한다는 불만이 가장 높다. 다시말해 부부관계란 서로를 사랑하고 존경해야하는데 이런 일 때문에 신부의 마음이 상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 생활습관의 상이함도 갈등을 유발시키는 핵심요인이라는 것도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국인 부인은 “베트남에서 보통 하루는 5시, 6시부터 시작해서 저녁 10시쯤되면 특히 농촌생활은 더욱 그렇다”며 “하지만 한국사람들은 밤생활을 더욱 즐긴다, 7시에 퇴근하면 바로 돌아오는 법이 없고 12시이후에 집에 들어오는 일이 허다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때문에 하루종일 집에만 있고 대화할 상대도 없어 우울증에 빠진 신부도 있다한다.

 하지만 위에서의 고충은 오히려 행복에 가깝다는 외국인 신부도 있다. 폭언에 매까지 맞으며 살고 있는 외국인 부인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부인에게 “내가 널 샀다”, 용돈을 주면서 “아껴써라, 이 정도면 니네 베트남 집 식구들이 한달동안 먹고 살 수 있는 돈이다”라고 한 경우도 확인됐다.

 ◇부모와의 관계는 개선기미 보여=“결혼하는 것은 신랑이 될 남자하고 결혼하는 것일 뿐 아니라 시집식구와도 결혼하는 것 같다”라는 전통적인 생각이 뿌리깊게 박혀있는 우리 사회는 외국인신부이 살아는데 시댁식구와 관계도 ‘넘어야할 산’이라 인식된 적이 있다.

 하지만 근래에는 많이 좋아지고 있는 추세라는 게 외국인 부인들의 얘기다. 특히 ‘부부관계가 좋다’라고 말한 경우의 대부분은 한국음식과 한국말을 시어머니와 다른 시댁식한테서 배웠다고 한다.

 아들이 장가도 못사고 혼자 살던 차에 이렇게 젊고 예쁜 색시가 와서 손자, 손녀를 낳아눠서 고마운 마음까지 든다고 말하는 시어머니도 있다. 같은 여자입장에서 친구처럼 대화할 수 있고 친정어머니와 멀리 떨어져있으니 어머니처럼 아껴주는 시어머니가 있다는 설명이다.
 
 
 ▲사진설명=결혼 이민자들의 문화을 이해하기 위해 서울 YWCA에서 개최한 다문화가정 요리경연대회.

 

 

 

출처 : http://blog.daum.net/kwec21/13335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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