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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트남 수교15주년 ③인적교류 급증속 한국행 이유 다변화

박옥화 0 1,175 2007.11.16 16:12

<한-베트남 수교15주년> ③인적교류 급증속 한국행 이유 다변화

연합뉴스|기사입력 2007-11-12 06:57
 
 
최근 5년새 국내 체류자 3배 증가

정착 성공 베트남인, 민간외교관 역할 `톡톡'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양정우 기자 = "한국과의 인연은 비록 전쟁으로 시작됐지만 앞으로는 기쁘고 좋은 일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국내에 살고 있는 7만에 가까운 베트남인들의 한결 같은 바람이다.

고용허가제 도입과 결혼 이민 등으로 주한 베트남인의 수는 다른 동남아 출신 외국인과 마찬가지로 최근 크게 늘고 있다.

한국인의 의식 속에 주로 농촌 노총각의 결혼상대나 산업연수생으로 자리잡았던 베트남인들은 이제는 어엿한 유학생, 통역원, 자원봉사자 등으로 활동의 폭을 넓혀가면서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주한 베트남인 5년새 3배로 급증 = 12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 10월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베트남인은 6만8천900여명으로 2002년 2만800여명과 비교할 때 3배 이상으로 늘었다.

고용허가제 시행을 한해 앞둔 2003년 1년 동안에만 산업연수생과 비전문취업 자격의 베트남인 입국자가 전년보다 무려 43.6% 늘어나면서 베트남인들의 한국행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2004년 8월 고용허가제가 시행되면서 2만4천276명이던 베트남인 수는 이듬해 3만5천100여명으로 44.9% 늘어나는 등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베트남인은 현재 전체 외국인 입국자의 30%에 달한다.

추규호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한-베트남 수교 이후 증가 추세였던 베트남인들의 입국이 고용허가제 시행 이후 급증했다"며 "다문화 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이들의 원만한 적응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돈ㆍ결혼ㆍ공부'..한국행 이유도 다양화 =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국내 베트남인 체류 현황을 보면 제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2만9천600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결혼 이민자 2만1천여명, 산업연수생 3천300여명, 유학ㆍ연수생 2천700여명 순이었다.

과거 불법 체류를 감수하며 일자리를 찾아 입국했던 노동자뿐 아니라 결혼이민자와 공부하러 온 대학생까지 베트남인들의 입국 경로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베트남의 경제 성장과 함께 해외로 나가는 베트남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한국은 미국과 영국, 호주 등과 함께 인기 있는 유학 대상국으로 떠올랐다.

베트남 유학생들은 IT 강국이라는 이미지와 영.미권의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학비가 적게 든다는 점을 한국의 매력으로 꼽는다.

국내에서 베트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베트남 관련 강의를 개설하는 대학이 늘면서 강의를 위해 한국을 찾는 베트남인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 국내 정착 베트남인 "우리는 민간외교관" = 국내에서 오래 생활한 베트남인들도 대부분 문화적 차이와 편견을 극복하기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정착에 성공해 양국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국 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9년 전 유학 온 A(32.여)씨는 한국 남성과 결혼해 뿌리를 내린 뒤 유창한 한국어 실력과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 여성들의 적응을 돕고 있다.

통역이나 베트남 여성 생활상담을 하고 있는 A씨는 결혼이민을 온 베트남 여성 대부분이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제대로 모른 채 덜컥 결혼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베트남 결혼 이민자가 늘어나면서 한국 정부가 이들을 돕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지만 그래도 어려움이 많다"며 "나뿐 아니라 한국에 자리잡은 베트남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충북 옥천에 사는 오호티엔(26.여)씨는 2005년 3월 결혼이민자로 들어와 열심히 한국어를 배우면서 빠르게 적응, 지금은 보건소에서 베트남어 통역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낙천적이고 쾌활한 성격으로 아파트 부녀회와 반상회 등을 통해 지역사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오호티엔씨는 15일에는 한국어말하기대회에 출전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내 주변에 베트남에서 결혼이민을 온 사람들이 여럿 있지만 아직은 한국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이 훨씬 많다"며 "이들이 한국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곧 민간외교관 아니겠냐"고 말했다.

mong0716@yna.co.kr

eddie@yna.co.kr

(끝)
 
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1&aid=0001816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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