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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우곡초교 "세계 각국 요리·놀이 하며 이해 넓혀가요"

VWCC 0 1,302 2007.09.12 09:41
고령 우곡초교 "세계 각국 요리·놀이 하며 이해 넓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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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화교육 시범학교인 우곡초교에서 학생들이 세계 여러나라 문화를 배우는 수업을 하고 있다.
“그동안 교단에서 단일민족임을 강조해오다 막상 다문화교육에 나선다고 생각하니 그저 멍할 뿐, 아무 생각도 나질 않았어요.”

지난해 6월 다문화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고령 우곡초등학교에서 다문화교육을 맡은 임휘수(42·연구부장) 교사는 사전 지식이 없고 자료도 전무한 상태에서 교육프로그램 준비에 나섰던 당시의 막막함을 이렇게 기억했다.

전교생 62명에 다문화가정 자녀가 7명이나 되는 이 '초미니' 학교가 있는 우곡면 예리마을은 명품 수박인 우곡그린수박을 생산, 소득이 높아 다른 농촌지역보다 젊은 농부들이 많다. 이 때문에 장가들지 못한 농촌 총각들은 여느 농촌과 다름없이 수년 전부터 중국, 베트남 등의 외국인 여성을 아내로 맞아들여 다문화가정이 20가구나 된다.

5, 6년 후쯤이면 전교생의 90% 이상이 다문화가정 자녀들로 채워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학교는 교육부로부터 다문화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됐다.

준비에 나선 교사들은 모든 학생들에게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를 가르쳐 서로를 이해하게 하자고 교육의 방향을 설정했다. 다문화가정 아이들만 모아 특별수업을 하면 또 다른 역차별을 불러올 수 있음을 우려한 것.

밤을 새워가며 기본 학습방향을 토론하고, 인터넷을 뒤져가며 교육과정의 다문화 관련 요소를 찾아낸 뒤 나라별 독특한 문화적 차이에 대해 무게를 두고 다문화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우리나라에 윷놀이, 투호던지기 등이 있으면 미국에는 고구마 야구, 일본엔 두꺼비집 찾아가기, 멕시코에는 교통순경 놀이, 네덜란드에는 개울 건너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가 있다고 가르치고 이를 직접 해보는 방식이다.

세계 각국의 음식을 만들고 먹어도 본다. 실제로 지난 주에는 아이들이 넓은 사각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4개조로 나뉘어 우리나라 쌈과 세계 여러 나라의 쌈 요리를 만들어 먹어보는 수업을 했다.

아예 다문화 주간을 정해 전교생이 다른 나라 문화를 배우며 알게 된 내용을 그림이나 글로 표현하도록 했다. 또 각국의 의식주 생활이나 문화와 놀이 등을 전시하고 여러 나라의 전통 의상을 입어보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다문화 축제’도 열었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자아정체성 확립을 위한 프로그램도 하나씩 만들어갔다.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 주 2회 교육, 다문화교육 성공을 위한 아버지 교육도 병행했다.

권혁호 교장은 "지금 재학 중인 학생들은 어머니가 조선족인 경우가 많아 그나마 우리말을 비교적 능숙하게 할 줄 안다."며 "앞으로 취학하는 아이들은 어머니가 한글을 전혀 모르는 베트남 사람인 경우가 많아 조기교육을 하지 않으면 농촌 지역 초등학교가 심각한 교육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장은 또 “다문화 교육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내국인 아버지 등 가족 모두의 교육이 절실한 만큼 정부의 재정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고령·정창구기자jungc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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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9월 11일 -

 

 

출처 :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40121&yy=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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