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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음독 베트남 새댁 장애 안고 22일 귀국

박옥화 0 2,486 2008.09.19 09:48

음독 '베트남 새댁' 장애 안고 22일 귀국

기사입력 2008-09-18 10:38 |최종수정2008-09-1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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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한 한국생활 접고 귀국하는 베트남 새댁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결혼 실패 후 음독자살을 기도했던 베트남 새댁 뚜엣(20) 씨가 오는 22일 그리운 고향으로 되돌아간다는 소식에 병원 휠체어에 앉은 채 환하게 웃고 있다. bgipark@yna.co.kr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한국으로 시집온 지 8개월 만에 파경을 맞고 음독자살을 기도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던 베트남 새댁 뚜엣(가명.20) 씨가 만신창이 된 몸으로 귀국길에 오른다.

18일 충북 영동결혼이민가족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 4개월여간 병원치료를 통해 의식을 되찾고 혼자 식사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 뚜엣 씨가 귀국을 원함에 따라 오는 22일 그리운 친정식구들이 기다리는 베트남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작년 8월 결혼정보업체에 속아 정신질환을 앓는 남편(39)에게 시집온 그녀는 신혼 초 정신병원에 입원한 남편을 원망하며 스스로 처지를 비관해오다 지난 4월 21일 영동군 학산면 시댁에서 음독한 채 발견됐다.

혼수상태로 응급실에 실려와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긴 끝에 가까스로 생명을 건졌지만 음독후유증으로 뇌가 손상된 그녀는 지능과 운동능력이 떨어져 끝내 혼자 걸음조차 걷지 못하는 딱한 신세가 됐다.

치료를 맡은 영동병원 의료진은 "4개월 넘는 집중치료로 혼자 식사를 할 정도는 됐지만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걸음도 걷지 못하는 등 무력증세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낯선 땅에 혼자 버려졌다는 외로움과 불안한 미래 등이 재활을 가로막는 원인이 될 수 있어 귀국이 치료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를 돌보는 영동결혼이민자지원센터 정봉구(42) 목사는 "의식을 되찾은 뚜엣 씨가 줄곧 귀국하기를 원해 시댁 측의 양해를 구하고 출국수속을 밟았다"며 "나와 통역을 맡을 베트남 여성 1명이 동행할 예정이지만 이혼 여부 등은 전적으로 그녀와 가족들의 판단에 맡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꿈 많던 스무살 베트남 새댁의 1년 남짓한 한국생활이 두려움과 고통만으로 가득 채워진 것은 아니다.

정 목사는 "장애를 짊어진 그녀가 빈털터리 신세로 귀국한다면 더욱 가슴 아팠겠지만 다행히 주위 온정은 600만원이 넘는 돈을 그녀 손에 쥐어줬다"며 "이 돈으로 귀국 후에도 일정기간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녀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진 뒤 이름 밝히기를 꺼린 주민들이 병원을 찾아 200만원의 치료비를 기탁했고 청주지검 영동지청과 지역민들로 모금운동을 벌여 1천만원이 넘는 큰 돈을 전달했다. 또 영동병원은 300만원이 넘는 진료비를 탕감해주는 방식으로 온정을 보탰다.

전국결혼이민자지원센터 전만길(50.여) 공동대표는 "비록 온전하지 못한 몸으로 귀향하는 그녀지만 한국사회가 보여준 따뜻한 사랑과 온정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라며 "중매업체 등록을 의무화한 '결혼중개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지만 이번과 같은 비극이 재발하는 것을 막으려면 난립한 중매업체 관리부터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bgipark@yna.co.kr
 
 
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2271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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