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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드림]아이 피부색 검어질까봐 임신 중 자장면도 안먹어

박옥화 0 2,362 2008.11.1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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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세를 키우는 이주여성들의 고민이 깊다. 정체성 혼란으로 인한 상처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런 불안을 씻기 위한 M씨의 자녀교육이 눈물겹다.

“커피도 안 마셨어요. 자장면도 안 먹었어요.”

‘필리핀 새댁’ M(서구 마륵동) 씨의 태교담이 눈물겹다. “아이 피부색이 검어질까 걱정됐다.” 그 때문이었다.

2005년 8월 한국인과 결혼한 M 씨가 함평에 정착했을 당시 얘기지만, 둘째를 가졌던 지난해에도 이와 다르지 않은 정성을 쏟았다.

“(내 아이가)한국 사람 같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임신 당시 가장 큰 고민이었다. “붉은 토마토, 깨끗한 과일만 열심히 찾아서 먹었노라”고 했다. ‘임신했을 때 먹은 대로 아이에게 옮아간다’는 필리핀 속담을 믿고 싶었던 때다.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정착한 대부분의 이주여성들이 M 씨와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단일민족을 자부심으로 여기는 한국에서 혼혈아가 겪는 소외와 아픔을 전해들어 아는 까닭이다.

“엄마 닮지 않기를….” 학교에 진학할 무렵 ‘2세’들이 겪을 정체성 혼란을 예견하기에, 태교에서부터 주술 외듯 ‘자기 부정’을 통해 모정을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M 씨도 그랬으리라. 다른 이주여성들보다 더 적극적인 성격이라는 것이 방향성을 달리했을 뿐이다.

M 씨는 그 자신 ‘한국형 엄마’로 거듭나기로 결심하고, 노력했다.

지난해 광주로 이사오기 전까지 함평에서 나주 결혼이민자센터까지 혼자 버스를 타고 다니며 한국어를 읽힌 ‘뚝심’도 그런 결심의 소산이었다.

3년차 엄마로부터 교육 받고 있는 큰 딸(2살)의 한국어가 또래아이들보다 또렷하고 분명한 것도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다.

M 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노후생애설계사 과정을 수료하고 자격증을 취득했다. 한국인들도 30% 정도가 중도탈락하는 40시간의 과정을 꿋꿋하게 소화한 것.

“사랑하는 남편이 혼자 힘들다. 같이 벌어서 짐을 나누고 싶다”는 애정이 이를 가능케 했다. 함평에서 가게를 운영했던 남편은 지난해 사업을 접고 광주로 와서 일용직에 종사하고 있다.

필리핀 전문대학에서 컴퓨터 관련 학과를 전공한 M 씨. 한국어 검정시험을 통과한 뒤 능통한 영어를 접목, 사무직에서 일해 보고 싶다고 했다. 이 뿐 아니다. 한국에 정착한 과정부터 이후로의 삶을 자서전 형식으로 정리할 계획도 갖고 있다.

희망도 절망도 아직은 불확실한 시기. 귀화가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로 등장했다. 자격은 갖췄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갈등하고 있는 중이다. 귀화가 이뤄지면 현재 받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로서의 혜택은 포기해야 한다. 건장한 남녀가 두 명인 가정에 국가는 지원 대신 자구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망설이던 M 씨는 최근 “각오하고 살아보겠다”는 결심을 굳히는 듯하다. 진정한 한국인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에 다름아니리라.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출처 : http://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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