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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드림]언어 습득 지체로 왕따 정신질환까지 이어져

박옥화 0 2,367 2008.11.10 10:56

이주여성 `2세’를 지켜라
 
언어 습득 지체로 `왕따’ 정신질환까지 이어져
희망나무·남구청·광주여대 `발달지체 예방’ 협약
 
채정희 good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08-11-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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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여성 자녀들과 결연 사업을 펼치고 있는 (사)희망나무가 지난 8월 화순에서 연 `희망나눔’ 결연식 모습. <희망나무 제공>
 
 
 베트남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정훈(가명·7살) 군.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진학해야 하지만, 한국어는 거의 알아듣지도 쓰지도 못할 만큼 어눌하다. 

 필리핀 여성과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성수(가명·6) 군도 사정은 비슷하다. 부모가 이혼하는 평탄치 않은 삶 때문에 한국에서 3년, 이후 엄마의 고국인 필리핀에서 3년을 머물다가 돌아왔다. 성수 군은 현재 한국어도, 영어도 뒤죽박죽인 정체성 혼란에 빠져 있다.

 한 해 국제결혼 10만 명 선을 넘어선 대한민국. 다문화가정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이주여성 인권 보호나 생활 지원이 국가나 지자체 정책의 중요 자리에 포진하고 있다.   이주여성에 대해선 최소한의 안전망은 구축된 것 아니냐는 평가여서 다행스럽지만, 문제는 이 가정의 `2세’들.

 유아기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엄마가 외국인인 `한계’로 언어 습득·문화 전수 등에서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를 따라 배운 어눌한 말투의 2세들은 유치원·초등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기 십상. 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하면서 발달장애·지적장애에 이르고, 중고생 때엔 학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다문화, 한국 사회’에 이전에 없던 사회 문제가 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데, 다행인 것은 이들이 어렸을 때 치료를 강화하면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

 하지만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은 이주여성의 2세까지 관심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

 먼저 자각한 지역의 시민단체·대학·구청이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껴안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사)희망나무와 남구청, 그리고 광주여대가 민·관·학 공동 `언어발달지체 예방 프로그램’을 가동키로 뜻을 모은 것.

 우선 대상은 남구청 관내 400여 다문화 가정 2세들. 언어치료센터를 운영중인 광주여대가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언어발달 상태를 진단한 뒤 치료가 필요한 2세들을 선정키로 했다.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설명회가 지난 6일 남구청에서 열렸고, 현장에서 20여 다문화가정 검사를 신청했다.

 향후 우편이나 전화를 통해 남구 전 가정에 프로그램을 안내한 뒤 선정된 2세들에 대한 언어발달지체 예방 프로그램은 내달 중순부터 내년 2월까지 광주여대 언어치료센터에서 진행된다. 남구청·희망나무·광주여대는 오는 13일 광주여대에서 예방프로그램 협약을 체결키로 했다.

 (사)희망나무 장우철 사무처장은 “2세들의 정체성 혼란은 한국어 능력이 떨어지는 이주여성이나 생계를 위해 밖으로 떠도는 아버지로선 해결할 수도 없고, 맡겨둘 수도 없다”면서 “향후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될 게 분명한 만큼 지금부터 국가가 개입, 해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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