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 중개업체의 난립은 결혼 사기 등의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이같은 폐해를 막기 위해 지난 6월부터 '결혼중개업관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개선 과제는 많다. 제주 CBS는 3차례에 걸쳐 국제결혼 중개업의 문제와 개선방향을 집중 보도한다.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제도개선과 편견해소가 시급한 국제결혼을 보도한다. [편집자 주] 지난해 11월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캄보디아 출신 여성 21살 시나(가명)'씨는 현재 행복한 가정을 꾸미고 있다.
제주시 화북동이 보금자리인 시나씨는 남편의 적극적인 도움속에 제주이주민센터가 주관하는 한국어 교육 등을 받으며 적응력을 키워가고 있다.
시나씨는 "결혼한지 딱 1년됐는데, 한국생활에 너무 만족한다"며 "남편이 너무 좋은 사람이라 모든 것을 배려하고 이해해준다. 아이를 낳으면 영어도 가르치고, 한국어도 가르치며 정말 잘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제결혼을 통해 제주도로 온 이민자는 모두 1,200 여 명으로, 90 여 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여성이다.
중국이 6백여 명으로 가장 많고, 베트남 2백여 명, 필리핀 110여 명 순이다.
그러나 시나씨 처럼 행복한 가정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제주이주민 쉼터에는 결혼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이민자 6명이 살고 있다.
대부분 한국 남편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도피하다시피 가정을 뛰쳐나온 중국과
동남아시아 출신 여성들이다.
더욱이 이들은 남편의 건강과 직업이 다르고, 심지어는
알콜중독과 경제적빈곤에 허덕인다는 사실을 결혼하고 나서야 알았다.
중개업체의 부정확한 정보제공이 이들의 불행을 부채질한 것이다.
이때문에 건강진단서와 학력증명서 등 신상정보 제공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정부 차원의 결혼중개업법 개정 움직임이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여기에 중개업자는 물론 한국인 남성에 대한 예비교육도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치단체와 결혼 중개업체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제주이주민센터 김정우 센터장은 "중개업체에 결혼을 신청한 한국인 남성이 있다면 이들을 대상으로 제주이주민센터 등에서 예비교육(12시간)을 받게 하는 것이 사전 정보력 부재의 폐해를 막는 지름길"이라며 "제주도와 중개업체가 그 필요성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남성들에게 교육을 권장하거나 뒷받침해주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의 업무지원이 국제결혼은 복지청소년과로, 다문화가정 지원은 양성평등정책과로, 양분된 것은 문제다.
그나마 제주도가 조직개편을 통해 내년부터는 양성평등정책과로 일원화하기로 결정하면서 업무의 일관성은 유지될 전망이다.
결혼중개업법 시행이후에는 국제결혼 실태에 대한 단속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중개업자가 교육을 이수하고 손해배상 책임 보험에 가입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면서 제주도의 경우 등록증이 교부된 것은 불과 한달전 부터이기 때문에 12월 초에는 국제결혼 중개업체에 대한 실태점검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인신매매적 성격의 국제결혼 알선에 대한 규제와 더불어 뿌리깊은 편견을 깨는 것도 시급하다.
매매혼이나 성적도구 등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부부갈등은 불거질 수 밖에 없다.
국제결혼 중개업체의 횡포를 막기 위한 실질적인 제도개선과 결혼 이주민에 대한 인식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