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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청양신문]그들도 한국인…문화차이 이해 필요

박옥화 0 1,416 2008.01.03 15:03

그들도 한국인…‘문화차이’이해 필요 
청양진단 신년 기획 1 : 다문화가정여성 얼마나 알고 있나 
 
 
박미애 기자 mari@c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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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에서 동반자로 시각 바꿔야 한 식구 가능

최근 몇 년 사이 농어촌을 중심으로 국제결혼 이주여성이 급격히 늘었다. 이미 다문화사회로 접어든 우리 사회,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그들에 대해 이런저런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청양에도 다문화가정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사연이 가득하다. 아들을 낳은 베트남 며느리에게 미역국을 손수 끓여주었지만 며느리가 ‘닭고기만 먹는다’고 투덜대는 시어머니, 사람들의 수군거림에 아내를 마을사람들에게 보이는 것도 꺼려하는 남편의 모습도 보인다.

무자년 새해를 맞으면서 우리는 다문화여성들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그들은 한국사회에서 어떠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속사정을 들어보았다.

가장 힘든 것은 의사소통
베트남, 필리핀, 일본, 중국 등 각 나라에서 온 여성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무엇보다 궁금했던 것은 낯선 나라에서의 결혼생활이 순탄한지, 또 생활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는가 하는 것이었다.

많은 여성들과 이야기한 결과 한국에서의 생활 중 가장 힘든 점은 세 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언어’였다. 누구나 의사소통에 대한 중요성은 알고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때론 말을 통해 자신의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하고 쌓인 울분을 털어낸다. 하지만 한국으로 시집오는 대다수의 이주여성들은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상태로 한국 땅에 첫 발을 내디딘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까 속 편히 대화할 수도, 어울릴 수도 없다. 이주여성들의 말 못할 사연들은 대개 언어로부터 비롯되고 있었다.

    
 
▲ 매주 수요일 (사)울타리가족센터에서 한글교육을 받고 있는 다문화가정여성들의 모습.
 
두 번째는 음식에 대한 어려움이다. 베트남에서 온 A씨는 “김치, 된장, 청국장 냄새가 너무 이상했어요. 그걸 먹는 게 이해가 안갈 정도”라고 말했다. 지금의 A씨는 여느 한국인보다 된장, 청국장을 좋아하게 됐지만 “처음에는 이상한 냄새가 나는 그 음식들이 마냥 끔찍해 보이기만 했다”고 했다.
“부모님이 가장 보고 싶어요.” 많은 여성들은 세 번째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꼽았다.
그리운 가족들을 자주 볼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을 남몰래 눈물짓게 만들었다.
이밖에 대다수의 베트남 여성들은 한국의 추운 겨울 날씨가 괴롭다고 했다. 베트남의 날씨는 한국의 여름과 같은 탓에 겨울이 견디기 힘든 것이다.

‘수군수군’ 주변시선 괴로워
흔히 다문화여성들이 한국으로 시집을 오게 되면 우리는 그들의 어린나이에 놀란다.
다문화가정을 살펴보면 주부들의 나이는 20대, 남편들의 나이는 대개 40대이다. 많은 나이차이로 인해 불편한 점은 없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정작 여성들은 나이 차에서 오는 어려움은 없으며 그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고 답변했다.

베트남에서 온 B씨는 “오히려 이상하게 보는 주변의 시선이 괴롭다”고 밝혔다. 나이가 얼마나 됐냐고 물어 “25살”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마구 웃기부터 한다는 것. 처음엔 왜 웃는지 짐작을 못하다가 나중에 다른 사람으로부터 이유를 듣고는 몹시 언짢았단다.

또 C씨는 “차라리 마을사람들이 그냥 외국에서 시집왔냐고 직접 물어봤으면 좋겠다”며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는 “제 앞에서는 아무 말 하지 않으면서 돌아서서 외국에서 시집 온 여자라고 수군거리는 것이 너무 괴롭다”고 하소연했다.
우리로서는 사소한 행동과 말일지 몰라도 이들 다문화가정여성들에게는 큰 상처가 되고 슬픔이 됐던 것이다.

문화차이 인정하고 이해해야
“베트남과 한국의 풍속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알려주어야지 못한다고 무작정 혼내지는 말아주세요.”
베트남에서 온 D씨는 시어머니의 생신날 곤욕을 치렀다. 베트남에서는 따로 생일을 챙기지 않고 한국에서처럼 미역국 문화도 없기 때문이다. 시어머니 생신날 미역국 끓일 생각을 하지 못했던 D씨는 결국 “시어머니 생일날 미역국도 내놓지 않느냐”는 시어머니의 호통과 역정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D씨는 “시어머니가 베트남과 한국의 풍속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주고 한국의 풍속을 미리 알려주고 가르쳐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외국여성들이 한국 문화를 잘 몰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라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려 하지 않고 있었다.

일본에서 온 E씨는 “일부 남편들은 자신의 아내를 한명의 여성으로 보기보다는 ‘내가 돈 주고 사온 여자’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 그래서 여성들을 집에서만 머물게 하고 밖에 나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행위들이 해외이주 여성들을 더욱 고립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에서 온 F씨는 “외국에서 시집온 여성들을 한명의 인격체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들 모두 그 나라에서는 귀한 딸이며 대학까지 나왔을 정도로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들”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신년 맞이하는 모습 다 똑같아
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에서도 다문화사회를 위한 법과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다문화사업에 정작 다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을 정도로 미숙하다.
더 큰 문제는 다문화여성들이 어려움을 당했을 때 도움을 주고 법적으로 뒷받침을 해줄 단체나 사람들 또한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를 운영해 이주여성들을 돕고 있다. 하지만 청양에는 이마저도 없다.

비록 (사)울타리가족센터가 운영돼 이주여성들의 한글교육을 돕고 어려움을 돕는 등 지원센터 역할을 하고 있지만 힘에 부친다.
한편 나라는 틀려도 새해를 맞아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것은 똑같았다.
새해를 맞이하는 오늘, 이주여성들을 지역의 일원으로 포용하려는 노력을 해왔는지 되돌아보고 하지 않았다면 ‘한국사람 대할 때와 똑같이 그들을 쳐다보는’ 훈련부터 해보자. 조금만 더 배려하고 이해하면서 다문화사회를 받아들이는 것이 2008년을 사는 우리의 필수항목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2008년 01월 01일 (736호)
 박미애 기자

 

 
 

 출처 : http://www.cynews.co.kr/news/read.php?idxno=29501&rsec=MAIN&section=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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