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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신부 딘티냔의 전원일기(6)] “내 얼굴이 TV에 나왔어요, Weekly Chosun 덕분에 출세했죠?”

박옥화 0 1,450 2007.11.24 10:04
[베트남 신부 딘티냔의 전원일기(6)] “내 얼굴이 TV에 나왔어요, Weekly Chosun 덕분에 출세했죠?”
“이웃사람이 모두 알아보고 인사하네요. 촬영할 땐 힘들었지만 동네 유명인사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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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소식이에요! Weekly Chosun에 나오는 ‘베트남신부 딘티냔의 전원일기’를 보고 방송국에서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남편이랑 저랑 MBC ‘화제집중’에 나가게 됐어요. 5월 중순에 이틀간 촬영했어요. 며칠 전에 ‘나는야~ 스무살 새댁, 딘티냔!’이란 제목으로 드디어 TV에 우리 부부가 나왔어요.


TV에 내 얼굴이 나오니 정말 이상했어요. 특히 내 목소리가 정말 내 목소리 같지 않게 이상했어요. 얼굴도 생각보다 크게 나왔고요. 남편도 자기 얼굴이 너무 늙게 나왔다고 불만이에요. 주위 사람만 즐거웠어요. 교회 언니 한 분이 방송에 우리 부부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교회 사람 전체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어요. 교회 사람이 전부 다 시간 맞춰서 방송을 봤나 봐요. 잡지에 나올 때랑은 또 많이 달랐어요. 그때는 사진만 나왔는데 이번엔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 늦게까지 우리 사는 모습이 그대로 나오니까 사람들이 신기해 했어요.


모르고 지내던 아파트 이웃이 방송을 보고 음식도 갖다 주고 인사도 해요. 바로 앞집은 우리처럼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부부인데 우리 부부가 20년 차가 난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반가웠나 봐요. 요즘 하루에도 몇 번씩 앞집을 들락날락하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그런데 아침에 남편 출근할 때 뽀뽀하고 헤어지는 모습을 PD님이 꼭 촬영해야 한다고 해서 어색하지만 시키는대로 했는데 누가 보는 데서 뽀뽀하려니까 너무 창피했어요. 그 모습을 이웃이랑 교회 분들이랑 시댁 식구까지 모두 봤다고 생각하니까 지금도 얼굴이 막 달아올라요.

제가 하얀 김치찌개 만드는 모습도 나왔고, 부화 직전 오리알 삶아 먹는 모습도 나왔어요. 남편이 제가 만든 김치찌개를 먹는 장면을 촬영했는데 PD님이 남편에게 “맛있어요?”라고 물으니까 남편은 “맛있어요”라고 답하지 않고 “먹을 만합니다”라고 답했어요. 사람들이 제가 얼마나 요리를 못하는 줄 알겠어요. 그 장면 보고 웃은 사람이 참 많아요. 오리알 먹을 때 촬영하시는 분이 남편에게 징그러워하는 표정을 지으라고 계속 말했는데 남편 표정이 너무 어색해서 계속 다시 촬영했어요. 저는 오리알을 신나게 먹었어요.


베트남에서는 TV에 나간다고 하는 사람도 없지만 TV에 나가도 도시 사람 말고는 TV를 보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잘 알아보지도 못해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얼굴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이 마트에서 말을 걸어요. 정말 신기했어요. 남편 말로는 남편이 아는 사람은 전부 다 방송을 봤대요. 베트남에 있는 가족도 방송을 봤어요. 한글을 모르시는 친정 엄마·아빠는 잡지에 나오는 건 사진밖에 못 본다고 아쉬워했는데, 방송 나오는 거 보시더니 재밌게 잘 살고 있다고 정말 좋아하셨어요.


그런데 엄마는 제가 어깨가 다 드러나는 옷을 입고 나왔다고 잔소리를 하셨어요. 베트남에서는 먹는 것 다음으로 중요한 게 입는 것이에요. 베트남은 더운 곳이지만 여자가 노출이 심한 옷을 입지 않아요. 베트남에서는 역사에 단 한 번도 나체 풍속이 없었어요. 죽은 사람도 옷을 입히지 않고는 땅에 묻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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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자이는 ‘긴 윗도리’란 뜻이에요. 윗도리도 길게 아랫도리도 길게 만들어요. 보통 여학생은 흰색, 나이가 들면 파란색이나 밝은 색, 노인은 검은색·보라색을 입어요. 아오자이를 입으면 얼굴이랑 손 빼고 맨살은 하나도 드러나지 않아요. 대신 아오자이는 여자의 신체 곡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도록 만들어졌어요. 베트남에서 남편이랑 결혼할 때 남편은 아오자이 입은 제 모습이 정말 예쁘다고 했어요. 지금은 애를 낳고 살이 많이 쪄서 아오자이를 입을 수 없어요. 살을 빼야겠어요.


촬영은 무척 힘이 들었어요. 첫날 저녁에 다섯 시간 넘게 촬영했고, 둘째 날에는 아침 9시부터 하루 종일 촬영했어요. 방송은 딱 8분 동안 나왔어요. 촬영은 정말 많이 했는데 안 나온 장면이 많아요. 방송 나오는 것 보고 TV 앞에 남편이랑 같이 앉아서 한참 웃었어요. 한국에 사는 내 베트남 친구들에게 모두 보라고 알려줬어요. 한국은 보고 싶은 프로그램은 모두 인터넷으로 볼 수 있어요. 친구들도 인터넷으로 방송 보고 너무 재미있게 봤다고 즐거워해요. 나중에 우리 사랑이가 커서 이 방송을 보면 또 얼마나 웃을까요? ▒



/ 딘티냔 | 1988년 베트남 하이퐁에서 태어나 자랐다. 2006년 열아홉 살에 남편 김보성씨를 만나 결혼, 현재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양지리에 살고 있다.
정리 = 김경수 기자 kimks@chosun.com 


*photo MBC화제집중
*photo 허재성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출처 : http://weekly.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6/13/200706130095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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