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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일보] 다문화시대, 풀어야할 과제는 <5>

박옥화 0 1,556 2007.11.22 11:24
 
다문화 시대, 풀어야할 과제는 <5>

-바뀌고 있는 차별시각

/ 기획특집부/ 2007-11-19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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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FG200711182101391 ◇국제결혼 증가 인종차별 여전=대법원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결혼하는 8쌍 중 1쌍이 국제결혼일 정도로 외국인과 결혼하는 농촌총각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1990년 100쌍 중 1쌍에 불과하던 국제결혼 비율이 불과 15년사이에 실질적으로 10배이상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 인종차별 수준은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외국인 부인의 30%이상이 차별과 멸시를 경험하고, 가정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도 17.5%에 이른다는 게 최근 우리나라가 유엔 인종차별위원회(CERD)에 보낸 보고서의 내용이다.

 이에 정부는 인종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외국인처우기본법을 발의한 바 있으나 여전히 국회에 계류중에 있다. 또 국내 여성단체들이 외국인 신부를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를 얻지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차별시각 전환 중=하지만 외국인 배우자에 대한 인종차별에 대한 시각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는 점 또한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인종차별에 인식변화가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되고 있다는게 국회 인권위의 일반적인 평가다.

 인권위에 따르면 각종 신문, 방송매체에 있어 2003년 이전에는 국제결혼은 다른나라 일이지만 곧 처하게 될 지 모르는 일, 또는 결혼 이민 여성의 위장결혼, 가출 등에 따른 한국 남성의 피해가 부각되고 있었던 반면, 2003년 이후에는 대체로 국제결혼 외국여성을 한국 남성의 인권침해나 사회적 편견의 피해자 또는 한국인으로 받아들여야 할 대상으로 보도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시각전환이 급속도로 진전된 것은 당시 국제결혼여성의 에이즈 감염사건이 처음으로 보도되고 코시안 아이들의 교육문제가 사회적 의제로 부각되면서부터이다.

 하지만 여전히 국제결혼이 국내 외국인 비중확대로 인한 범죄증가, 질병확대, 생활환경 이질화 등 악화일로를 걷는 것 처럼 설명하는 일부 시각과 함께 농촌의 활성화, 한국인의 인간적인 삶을 보장할 수 있는 바람직한 대안이 바로 국제결혼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더구나 일부 인권주의자들은 한국사회가 우선 해결하고 가야할 혼혈아들의 교육문제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을 국제여성에 돌리고 있는 점 또한 모순점의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다.

 ◇중개업소 오히려 차별 부추겨=이렇듯 인종차별에 대한 시각 전환이 과도기에 접어들고있는 현재, 국제결혼의 첫단추라고 불리우는 결혼중개업소가 오히려 이같은 추세를 ‘역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성급한 국제결혼 주선으로 ‘번개불에 콩구워 먹듯’다른 문화 이질감을 극복하지 못한채 중개업을 마무리 짓기때문. 결국 외국인 부인와 한국 남편의 엇갈린 오해가 인종차별이라는 선입견을 만들고 있다는 게 YWCA 등 시민단체들의 비판이다. 다시말해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이 수반되지 않고 결혼후에도 오해의 폭을 좁히려는 장치를 마련해주고 있지 못하는 일선 결혼중개업소가 그냥 단순히 ‘봉합’하기만하는 국제결혼을 하고 있다는 것.

 이에 대법원은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대책에 나섰다. 대법원은 날로 증가하는 국제결혼에 따른 신분사무의 적정한 처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일반규정으로 한국인과 외국인 사이의 ‘국제혼인 사무처리지침’을 제정한 바 있다.

 또 국제결혼이 빈번한 개별국가별로 일선호적공무원이 유의할 사항을 제시하기 위해 2006년 한국인과 베트남인 사이의 혼인사무처리지침을 제정하였고, 올에도 필리핀인 등과의 국제혼인사무처리지침을 준비 중에 있다.

 이에따라 각 지방 법원에서 혼인신고, 혼인등록을 거부할 수 있는 혼인가족법의 구체적 실행을 위한 시행령을 발표하면서 국제결혼중개업소의 무분별한 행태에 철퇴를 가할 전망이다. 결국 상호이해와 안정된 가정을 확인할 수 없는 ‘어색한’ 국제결혼부부는 부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사진설명= KT부산본부가 김해시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와 함께 지난 9월 17일 KT김해연수원에서 ‘다문화가정 가을운동회’를 가졌다



너무 행복한 국제결혼
 
 나이 사십이 되어서야 지난해 6월 고민끝에 베트남 처녀와 결혼했다. 우리나라 여자와 100번정도 선을 봤으나 농촌총각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시만 당해오다 20살이나 차이나는 베트남 처녀와 선본지 단 3일만에 결혼하게 된 것이다.

 아내는 머나먼 타국땅인 산청군의 한 농촌에 시집오게 됐지만 홀로 계신 시아버지를 친딸 이상으로 깍듯하게 모시며 나를 아껴주고 사랑한다. 이웃들도 ‘깨가 쏟아지는 집안’이라며 당초 국제결혼이라는 ‘삐딱한 시선’을 거두고 이제는 부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

 농촌에 산다고 지금까지 데이트도 한번 못해봤는데, 지금의 아내를 만나서 너무나 행복하다. 아직까지 서로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생활 문화는 다르지만 서로가 조금만 노력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래서 요즘 아내와 함께 이곳저곳 베트남 문화 교육프로그램을 찾아다니며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고 있다.

 한국에서 살게 됐으니 아내에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논리로 다그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비록 다른나라 사람끼리 얼굴만 보고 결혼했지만 서로가 이해하려는 노력만 있으면 국내 여성 못지않게 얼마든지 행복하고 성공적인 국제결혼이 될 것으로 믿는다.
 
속아서 시집 온 이국땅
 
 남편은 오른쪽발이 불편한 장애인으로 집 옆 공장에 다니고 있다. 월급은 모두 시어머니 통장으로 들어간다. 몸만 장애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 장애까지 갖고 있기 때문에 남편의 생활은 모두 부모들에게 맡겨진다.

 1년전 베트남에서 시집온 나는 결혼 전에 남편이 몸이 불편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더구나 생활에 지장을 줄만큼 지능에 이상이 있는데도 결혼상담소측은 이를 속이고‘매우 착한 총각’이라는 말만 믿고 결혼했다.

 어느 일요일 시어머니가 남편에게 만원을 주면서 둘이 영화를 보고 오라고 했다. 영화 티켓은 한장에 7000원인데 남편은 자기 것만 표를 샀다. 상황을 알지 못했던 당시 난 그만 ‘내 것은 내가 사고 네 것은 네가 사라’는 뜻으로 이해하고는 큰 충격을 받은 적이있다. 따라서 무능력한데다 장애까지 있는 남편과 살기 너무 힘들고 미래도 없다는 불만이 사그러들지 않는다.

 또 지금 임신 7개월째인데 혼혈아인 내 아이가 이 땅(한국)에서 어떻게 자랄까 불안하다. 이웃에 나와 같은 베트남이나 필리핀 등지에서 결혼 이민으로 아이를 낳아 키우는 주부들을 보면 너무 힘든 것 같다. 순수혈통을 중시하는 한국사람들이 반(半)외국인인 내 아이를 제대로 받아들이고 포용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출처 : http://blog.daum.net/kwec21/1328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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