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오랜만에 오락 프로그램을 보면서 가슴 찡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소박한 웃음을 웃을 수 있었다. 바로 11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의 한 코너 ‘사돈, 처음 뵙겠습니다’를 보면서 적지 않은 시청자들이 눈시울을 적시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웃음을 지었다.
이 코너의 구성은 베트남 등 외국에서 한국 남성과 결혼한 여성의 부모와 한국 남성의 부모 즉 사돈을 만나게 하는 포맷을 기본 구성으로 하고 있다. 먼저 결혼한 여성의 동네 스케치와 주인공의 생활, 같은 처지의 여성들의 삶을 살펴보고 동네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한국 남성과 결혼한 여성의 친정을 찾아 한국에서의 딸의 소식을 전해주고 사돈끼리 만남을 주선한다. 스튜디오는 동네 주민들과 한국으로 시집온 외국인 여성들을 초대해 이야기 곁들인다.
이 코너는 외국인 100만 시대를 맞아 농촌 총각에게 시집온 이주 여성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다문화 가정의 실상과 모습을 알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었다.
11일 방송된 첫 회에는 2년 전 베트남에서 시집온 웽데이 타이테이(22)이가 주인공으로 나서 전남 장성 보강마을에서의 결혼 생활과 같은 처지의 베트남 여성들의 삶, 그리고 동네 주민들의 반응 등을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 여성들의 한국 생활에서 적응하는 모습 그리고 친정부모의 그리움 등을 보여줬다.
남희석이 시골마을을 방문해 동네주민과 한국 농촌총각들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들을 만나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농촌의 실태 그리고 이주 해외 여성들의 삶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꾸밈없는 보강마을 주민들의 말은 그자체로 웃음을 줬고 부모의 이야기만 나와도 눈물을 흘리는 베트남 여성을 보면서 안쓰러움을 안겨줬다. 그리고 며느리와 시어머니로 만나 정겹게 사는 모습에서 다문화 가정의 행복의 단초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베트남 여성들이 보다 한국에서의 잘 적응하기위해 우리 사회가 해줘야할 부분도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사돈 처음 뵙겠습니다’가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기획 의도를 잘 살렸을 뿐만 아니라 농촌 사람들과 외국인들을 오락프로그램에 출연시켜 희화화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줌으로서 진솔한 웃음을 유발했다는데 있다. 그리고 스테레오타입식의 외국인 여성 묘사의 모습이 다른 프로그램보다 훨씬 덜했다.
‘사돈, 처음 뵙겠습니다’는 모처럼 웃음과 감동을 준 오락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평가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제작진의 노력이 계속돼야할 것이다.
[재미와 감동을 준 '사돈, 처음 뵙겠습니다'. 사진=화면 캡처]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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