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과정은 중개인과 부모님이 써준 결혼서약서로 끝났다. 중개업소는 남편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지 않았다. 그저 한국 남자와 결혼한 고향 친구가 잘 산다는 이야기만 듣고, 한국인 남편과 결혼을 결정했다. 중개업자는 한국어 교재 한 권을 건네줬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남편은 자정을 넘겨서야 집에 들어왔다. 남편의 직업이 무엇인지 몰랐다. 남편은 물론 시어머니도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가족들은 자신을 '남편이 사온 물건'처럼 취급했다. 혼자 집에 있는 일이 많았다. 시어머니는 절에 다녔지만, 깜튀와씨는 일주일에 한 번 성당에 다녔다. 필요한 물건은 남편과 시어머니가 사왔다.
한국 생활은 외로움의 연속이었다. 베트남에 있는 아버지가 아프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결국 이혼을 결심했다. 남편은 동의하지 않았고, 깜튀와씨는 가출을 선택했다. 8개월 동안 돈을 벌어 고향으로 돌아왔다. 하루 12시간씩 주 6일 근무를 하면서 70만원을 벌었다. 이혼 수속은 마무리되지 못한 채 베트남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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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튀와씨는 한국 남성과 결혼한 사실에 대해 "지금은 후회한다"고 말했다. "길을 잘못 선택한 것 같다"는 말도 했다.
깜튀와씨는 한국에서 현지를 방문한 여성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누군가 새로운 외국인이 있다고 해서 소개시켜준다고 해도 다시 결혼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주위에 외국 남성과 결혼한다는 여성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잘 생각해 보라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요즘 방송되는 주말드라마 <황금신부>에서는 한국 남성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한국인 혼혈인 라이따이한)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 드라마 홈페이지에는 이 여성이 "1500만원에 팔려온 계약신부"라고 소개되어 있고, "그가 남편과 좌충우돌 서로 부딪히고 깨어지면서 행복에 다가서는 유쾌 상큼 발랄한 드라마"라고 내용이 설명되어있다. 그러나 현실 속 황금신부들은 어떨까?
국제결혼 파경 이후 귀환한 여성들은 지금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이하 이주여성센터)는 2일 오후 서울 신설동 '이주여성긴급전화 1366 교육장'에서 방문 결과를 발표하는 보고회를 열었다.
이들은 지난 9월 12일부터 20일까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한국여성재단의 후원을 얻어 베트남(13~16일)과 캄보디아(17~20일) 등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한국인 남성과의 국제결혼 이후 귀환한 여성들에 대한 실태 조사와 이들이 귀환하게 된 이유 등을 직접 듣고, 인신매매성 국제결혼을 막아보기 위한 방문이었다.
한국인 남성과 결혼했던 베트남 귀환 여성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조사에 따르면, 남편이나 시댁의 폭력이나 인격 모독 등으로 혼인 파탄이 일어나고 귀국한 사례가 많았다. 한국에 대한 증오심은 없었지만, 한국으로 돌아오기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지금이 더 행복하다"는 여성들이 많았다.
귀환한 여성들은 낮은 학력 때문에 취직이 쉽지 않아 경제적 자립도가 낮았고, 한국으로 시집간 뒤 이혼하고 돌아왔다는 데 대한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 때문에 정신적 후유증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이주여성센터 측은 "현재 국제결혼은 아시아의 가난한 나라 여성들이 자신과 가족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매매혼적 결혼"이라고 지적했다. 결혼 중개 과정에서 여성을 구매하듯 선택하고, 결혼 이후에는 한국 남성들의 가부장적 문화가 국제결혼 부부의 갈등을 부른다는 것.
또한 "의사소통이 자유롭지 않는 점도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라며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결혼 중개업자들의 이윤만을 추구하는 등 무책임한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베트남이 생각하는 한국, 비호감도 끝에서 두번째
베트남의 경우,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투자국 1위'로 각인됐지만 호감도 면에서는 대만에 이어 끝에서 두 번째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7월 한국인 남편의 폭력으로 늑골 18개가 부러지는 등 상해를 입고 사망한 후안 마이씨의 소식은 현지 교민들에게 타격이 줄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한인회는 분향소를 설치하고 성금을 모아 유족들을 돕는 등 이미지를 재고하기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주여성센터측이 만나고 돌아온 잔티튀짱(20)씨는 "결혼 결정은 자신이 알아서 하는 것이지만, 막연하게 '한국에서 잘살 것'이라는 생각만으로 결혼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말을 전했다. 그는 2006년 경남 마산으로 시집갔다가 열다섯 살 위인 남편에게 구타를 당했고 2개월만에 결혼 생활을 접었다.
김순애 부산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결혼 이주여성들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한국에 대한 이해없이 입국하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남편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내를 통제하고 가르치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내 귀환의 가장 큰 이유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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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국제결혼 '시장'으로 급부상 | ||
중국·베트남·필리핀 등에 이어 캄보디아 여성들이 국제결혼 상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주여성센터가 2일 오후 국제결혼 이후 귀환한 여성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급증하는 캄보디아 여성과의 국제결혼을 지적했다.
센터측의 조사 결과, 작년 9월 이후 캄보디아 신부 1000여명이 입국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캄보디아 주재 한국대사관에 등록된 결혼중개업체는 126개로, 지난해 9월 10개소 불과하던 것이 100% 이상 증가했다. 대사관측이 중개업 신고를 받기 시작하자 60여명이었던 신고자들이 한달도 안 돼 140여명으로 급증했다.
센터측은 "현재 캄보디아 여성들은 한국 남성과의 국제결혼이 자신의 신분을 한 단계 높인다는 미명하에 인생 역전을 꿈꾼다"며 "정부의 규제 등으로 베트남, 필리핀 결혼 시장이 막히자 캄보디아가 새로운 국제결혼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센터측은 "한 중개업소가 한 번에 4~5명 중개를 하는 경우 한달에 약 600여명 정도가 국제결혼을 한다"면서 "아직 인신매매성 결혼이 가시화되지는 않았지만, 수가 증가할 경우 베트남과 같은 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숙 전남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캄보디아에 선을 보러 온 남성들은 3박 4일 혹은 4박 5일의 일정으로 여성을 만나고 결혼을 결정한다"며 "만약 현지 여성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남편을 거부할 경우, 중개업체 사장들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비용을 부담하라는 식으로 협박을 당하기 때문에 결혼을 거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결혼 전 남편과 함께 신체검사를 받거나 '부인을 돈으로 사간다'는 의식을 없애기 위해 남편에 대한 소양교육 등이 있어야 한다"며 "신부에 대해서도 한국 문화에 대한 적응 훈련을 받도록 하는 등 교육을 통과한 뒤 입국을 허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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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7559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