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우곡초교 "세계 각국 요리·놀이 하며 이해 넓혀가요" | ||||||||
지난해 6월 다문화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고령 우곡초등학교에서 다문화교육을 맡은 임휘수(42·연구부장) 교사는 사전 지식이 없고 자료도 전무한 상태에서 교육프로그램 준비에 나섰던 당시의 막막함을 이렇게 기억했다. 전교생 62명에 다문화가정 자녀가 7명이나 되는 이 '초미니' 학교가 있는 우곡면 예리마을은 명품 수박인 우곡그린수박을 생산, 소득이 높아 다른 농촌지역보다 젊은 농부들이 많다. 이 때문에 장가들지 못한 농촌 총각들은 여느 농촌과 다름없이 수년 전부터 중국, 베트남 등의 외국인 여성을 아내로 맞아들여 다문화가정이 20가구나 된다. 5, 6년 후쯤이면 전교생의 90% 이상이 다문화가정 자녀들로 채워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학교는 교육부로부터 다문화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됐다. 준비에 나선 교사들은 모든 학생들에게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를 가르쳐 서로를 이해하게 하자고 교육의 방향을 설정했다. 다문화가정 아이들만 모아 특별수업을 하면 또 다른 역차별을 불러올 수 있음을 우려한 것. 밤을 새워가며 기본 학습방향을 토론하고, 인터넷을 뒤져가며 교육과정의 다문화 관련 요소를 찾아낸 뒤 나라별 독특한 문화적 차이에 대해 무게를 두고 다문화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우리나라에 윷놀이, 투호던지기 등이 있으면 미국에는 고구마 야구, 일본엔 두꺼비집 찾아가기, 멕시코에는 교통순경 놀이, 네덜란드에는 개울 건너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가 있다고 가르치고 이를 직접 해보는 방식이다. 세계 각국의 음식을 만들고 먹어도 본다. 실제로 지난 주에는 아이들이 넓은 사각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4개조로 나뉘어 우리나라 쌈과 세계 여러 나라의 쌈 요리를 만들어 먹어보는 수업을 했다. 아예 다문화 주간을 정해 전교생이 다른 나라 문화를 배우며 알게 된 내용을 그림이나 글로 표현하도록 했다. 또 각국의 의식주 생활이나 문화와 놀이 등을 전시하고 여러 나라의 전통 의상을 입어보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다문화 축제’도 열었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자아정체성 확립을 위한 프로그램도 하나씩 만들어갔다.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 주 2회 교육, 다문화교육 성공을 위한 아버지 교육도 병행했다. 권혁호 교장은 "지금 재학 중인 학생들은 어머니가 조선족인 경우가 많아 그나마 우리말을 비교적 능숙하게 할 줄 안다."며 "앞으로 취학하는 아이들은 어머니가 한글을 전혀 모르는 베트남 사람인 경우가 많아 조기교육을 하지 않으면 농촌 지역 초등학교가 심각한 교육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장은 또 “다문화 교육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내국인 아버지 등 가족 모두의 교육이 절실한 만큼 정부의 재정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Copyrights ⓒ 1995-, 매일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 ||||||||
- 2007년 09월 11일 -
출처 :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40121&yy=2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