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들, 문화장벽에 ‘스트레스’
대전일보 | 기사입력 2007-07-21 11:33
남편이 40대 이상이며 한국국적을 취득한 30대 이상의 베트남 출신 국제결혼 이주여성일수록 한국 문화 적응에 따른 우울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로 집에서 가사노동을 맡고 있으며 월평균 가계소득이 낮은 이주여성일수록 문화적응에 대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19일 김교헌 충남대 사회과학대 교수(심리학과)는 ‘충청지역 국제결혼 이주여성의 문화적응 전략 분포양상’을 주제로 대전 및 충남·북지역의 국제결혼 이주여성 123명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들의 스트레스, 우울, 적대감, 안녕감의 수준 차이를 분석한 결과 한국국적을 가진 이주여성들이 그렇지 않은 여성들에 비해 가사노동 스트레스와 우울 수준이 높았다.
출신국가별로는 베트남 여성들이 필리핀이나 중화권 및 기타 국가 여성들에 비해 우울감과 적대감이 높게 나타난 반면 가사노동 스트레스는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체류기간 면에서는 3년 이상 머문 이주여성들이 상대적으로 가사노동 스트레스가 높았으며 이 같은 스트레스는 우울증 및 적대감과 상관관계를 보였다.
‘통합(자신의 출신국가 문화와 한국 문화를 비판과 수용을 통해 잘 조화시키는 문화적응의 한 유형)’성향은 주로 ▲나이 20대 ▲핵가족 ▲무자녀 ▲맞벌이 ▲한국체류기간 3년 이상인 이주여성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이는 베트남이나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들은 한국남성과의 국제결혼의 주 목적을 가족 및 자신의 경제적인 이득을 도모하거나 한국국적을 취득한 후 자신이 한국에서 경제적인 활동의 기회를 확보하는데 두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교헌 교수는 “이주여성들은 젊고 교육수준이 높은데 반해 배우자인 한국 신랑들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으며 높은 문화생활 향유가 어렵고 직업적 안정성이 낮은 경우가 많다”며 “한국남성들이나 그 가족들이 물질적 가치만을 앞세워 경제수준이 낮은 이주여성의 모국을 낮춰보는 우월적 태도와 가족중심의 집단주의를 드러내는 점이 갈등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식 기자>
출처 : 대전일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