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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새활력 불어넣는 이주여성들

박옥화 0 1,961 2008.01.15 14:29
한국사회 새활력 불어넣는 이주여성들

제2부-다문화·다민족
(6)다문화 가정이 경쟁력이다

이은수 기자 eunsu@gnnews.co.kr
2008-01-14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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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화 가정에서 미래를 찾는다.
 
 최근 경남지역에 여성결혼이민자 60여명이 단체로 자동차 운전면허시험에 도전해 화제가 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 동안 교육을 받고 1월초에 응시한 결과 전체 응시자 66명 가운데 31명이 합격의 기쁨을 맛보았다.

 합격. 불합격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지만, 이들이 운전면허증을 따려는 이유도 ‘아이들 데리고 마음대로 구경다니고 싶어서’, ‘자주 술마시는 남편 대신 운전하려고’, 원어민 강사로 나서면서 출퇴근하기 위해서’ 등 국적만큼 다양했다.

 조용하기만 했던 농촌지역에서는 다시 아기울음소리가 들리고, 트랙트.콤바인 등 덩치 큰 농기계를 남성못지않게 능숙한 솜씨로 조작하며 일을 도맡아 하는 여성의 등장에도 국제결혼이 한몫했다.

 중소 읍면단위에서는 이주여성들이 원어민 강사로 나서 초등학교와 지역아동센터에서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경력을 쌓아가는 모습도 볼 수있다.

 국제결혼 여성들이 가정경제의 중요한 버팀목 역할을 하며 한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오늘날 농촌에서 국제결혼은 가족재생산의 위기 타결을 위한 유일한 방책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그 필요성은 광범위한 사회적·국가적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두쌍중 한쌍이 국제결혼하는 농촌 현실앞에 앞으로의 미래도 ‘다문화 가정’에서 해답을 찾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합법적체류수단으로 국제결혼을 선택한 동남아여성이 늘면서 국제결혼 시장규모가 증가하고 농촌총각 뿐만 아니라 도시지역 총각의 국제결혼도 증가해 전체 국내 국제결혼의 70%가 도시지역에서 이루어 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다문화 가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가 국경없이 무한경쟁하는 시대에 이제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다문화 가정’을 국가경쟁력의 원천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당국은 이주여성들의 강점을 살려 능력을 개발시키는 한편 자녀들을 부모 나라의 언어 전문가, 우리 사회의 엘리트로 성장시키기 위해 자신의 독특한 상황을 이해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와함께 국가적으로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공유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 몇가지 문제점을 짚어본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향된 시각부터 바꾸어야 한다.

 행정자치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외국인주민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현재 국내거주 외국인은 72만 2686명으로 전체 주민등록인구의 1.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53만 6627명보다 35%증가한 수치다. 또한 대법원의 2006년 결혼실태분석보서에 의하면, 머지않아 국제결혼 가정에서 태어난 다문화 가정 학생수가 10만명이 넘을 것이며, 농어촌 초등학교 교실은 4분의 1이 다문화 가정 아이들로 채워질 것이라고 한다. 국내체류 외국인의 수가 100만명을 넘어선 지금, 외국인들은 더 이상 배타와 거부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UNESCO와 OECD는 한국을 다문화 국가, 이민국가로 분류한다. 대중매체에서는 외국인 100만시대에 들어선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연일 그려댄다. 하지만 세계에서 외국인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두 나라를 들라면 유럽의 독일과 아시아의 한국을 빼놓을 수 없다.

 매년 발표되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 간 경쟁력 보고서는 한국인들의 문화적 폐쇄성을 세계 49개국 중 44위권에 올려놓고, 싱가포르 정치경제연구소의 ‘외국인들이 느끼는 아시아 각국의 삶의 질 비교’ 보고서에서는 한국인들의 문화적 개방성 수준이 베트남에 이어 꼴찌에서 두 번째이다.

 이처럼 ‘다름’에 대한 인식, ‘차이’에 대한 인내가 부족한 데는 ‘단일민족 신화’가 단단히 한몫하고 있다. 인종적 순수성을 내세워 타민족과의 차별화를 기하는 단일민족 신화는 더불어 사는 21세기에 문화적 고립과 편견과 오해를 양산한다. 얼마 전 유엔 인종차별위원회에서 권고한 바대로 이제 한국은 구세대의 환상인 단일 민족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유네스코 아태 국제이해교육원 김광현 출판정보팀장은 “현재 계몽되고 있는 다문화주의는 배타적인 민족의식 토대위에 어떤 이론적 근거나 역사에 대한 성찰없이 ‘약국처방식’정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민족적 우월감에서 비롯된 차별과 편견을 벗어버리고 갈등은 사람들과의 대화의 물꼬는 트는 방향으로, 다름은 서로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여성결혼 이민자의 결혼 결정에는 자신이나 친정식구가 자신의 결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혜택이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그러나 농어촌 지역과 도시 저소득층 남성들과 결혼한 여성결혼 이민자의 상당수는 남편이나 시댁의 경제력이 결혼전에 생각했던 것 보다 어렵다는 것과 실제로 자신이 한국에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낮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고민하며 갈등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모든 지원의 목표는 한국에 혼자 남더라도 잘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아내, 어머니, 며느리 올케 역할을 잘 할 수 있으려면 성인 여성으로서 사회적 능력과 독립심을 갖추어야 한다. 모든 지원의 목표는 한국에 혼자 남더라도 잘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래야만 자식들에게 권위를 가지고 존경받는 어머니가 될 수 있다. 한국인 영웅이 된 하인즈 워드의 경우를 보더라도 마찬가지로, 만에 하나 남편에게 변고가 생겼을 경우 제대로 대처하고 가족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기본능력을 갖추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또 부부관계와 가족관계의 모든 문제는 쌍방의 문제이지 결코 일방의 문제가 아닌데도 모든 문제의 원인을 외국인 아내에게 돌리는 경향이 있다. 많은 경우 한국남성은 의도적으로 외국여성을 배우자로 맞이했으면서도 ‘한국인’이 되기만을 강요하고 있다.

 강원대 문화인류학과 김민정교수는 “불쌍하니까 잘해줘야 한다는 생각은 선의에서 나온 것이라 하더라도 상대를 낮추어 보는 태도를 반영하므로 잘못된 것이다”며 “섣부른 동정심은 상대가 스스로를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거나 본인이 잘해주는 것을 잘 몰라준다면 “괘씸하니까 부당한 대우를 받아 마땅하다”는 태도로 돌변할 수 있는 위험한 감정상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한 외국인 아내에게 한국어와 문화를 가르치고 알리는 과정은 곧 본인(관련 공무원, 활동가,이웃, 친구 등)이 상대방 국가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래야 둘의 관계는 평등한 친구관계가 될 수 있으며, 경제적 잣대로 민족의 우열을 판단하고 편견을 갖는 토대를 멀리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때늦은 준비가 되지 않도록

 다문화가정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므로 적절한 교육 환경을 제공하여 문화의 다양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우리 문화와 접목시켜 국제경쟁력의 원천으로 연결할 수 있다.

 결혼이주자와 자녀들이 일방적인 한국문화로의 통합이 아니라 상생하는 문화공동체 형성이 필요한 것이다.

 문제는 다문화가정을 보는 사회의 시각은 차별과 편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자녀들은 언어, 생활습관, 외모의 차이로 인하여 학교생활 적응이 힘들고 공동체에서 화합하지 못하며 스스로 위축감에 젖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사회문제 요인 중 하나가 될 것은 기정사실이다.

 또한 결혼중개업소들이 한지역에 특정국가의 여성을 집중적으로 이주시키고 있어 벌써부터 인종간 문화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배우자와 20년가까이 나이 차이가 나는 국제결혼은 2­30년후 사별한 이주민 여성들만이 황량한 들판에서 농사짓는 풍경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준비안된 정책에다 구조적 모순까지 더해 가난의 대물림과 이민2세의 이방인화 문제는 수많은 복지예산을 퍼붙고도 또 다른 문제만 계속 양산할 수 있다.

 다양한 인종과 언어, 문화가 공존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처해온 경험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큰 도전에 직면한 셈이다.

 양정화 경남여성사회교육원 부원장은 “최근 한국 사회의 새로운 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다문화가정’이 대두된 것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역사는 1990년대초 ‘농촌총각 장가보내기’등 이미 2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때늦은 준비가 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거시적이고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정책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문화 가정의 증가가 한국 사회의 역동성과 문화적 폭과 관용의 확대로 발전할지, 갈등과 반목으로 전락할지는 전적으로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끝>



▲사진설명=외국인 주부들이 4일 오후 마산 면허시험장에서 가진 필기시험에 합격하자 서로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출처 : http://www.gnnews.co.kr/view.php?no=180807&section=SPMAR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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