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정을 나누는 우리는 '가족'입니다"
8일 제7회 외국인가족 페스티벌
2008년 02월 07일 (목)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이렇게 친구들도 만나서 좋아요. 한국 엄마 얼굴 보고 새해 인사 할 수 있어서 더 좋아요"
한창 노는 것이 좋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은 24살. 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와 제주외국인근로자센터, 서귀포외국인근로자센터가 8일 공동으로 마련한 제7회 외국인가족 페스티벌 현장에서 만난 에팬니(인도네시아)의 얼굴에는 시종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부대행사가 시작된 오후 1시가 되기 전부터 삼삼오오 모여든 외국인들만 보면 제주도 제법 '국제도시' 티가 난다.
결혼이민여성과 이주노동자, 유학생 등 페스티벌이 열린 제주충신교회를 오간 인원만 봐도 500여명은 세고도 남는다.
도내 유리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에팬니(인도네시아)도 같은 나라 출신 친구들 20여명과 일찌감치 행사장에 자리를 잡았다. 친구 3명이 무대에 오르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는 베트남과 중국 등 결혼이주여성이 많은 국가부터 러시아, 스리랑카,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몽골, 필리핀, 인도네시아, 일본, 방글라데시 등 10여개국 출신들이 자리를 같이 했다.
훑어본 숫자만 그렇지 찬바람을 맞을까 품에 안고 온 갓난장이부터 행사는 뒷전이고 바깥에서 자신들만의 놀이에 빠진 아이들까지 '대식구'다.
"사랑하는 부모님, 건강하시죠.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벌고, 부모님께 효도할 것입니다"라며 우리말로 멋진 새해인사를 해 박수를 받은 참가자를 포함 7개국 15개팀이 저마다의 실력을 겨룬 무대는 뜨거웠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사진을 찍고 휴대전화를 하느라 분주한 행사장 바깥 사정도 비슷하다.
이들 외에도 결혼이주여성을 중심으로 한 다문화중창단이 무대에 올라 '친구'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불러 분위기를 북돋웠고, 우크라이나출신 첼리스트 이라나씨의 잔잔한 무대와 제주출신 가수 서지우씨의 '러브송'등은 국경을 너머 하나가 된 사람들의 가슴에 감동으로 전해졌다.
모두를 위해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등으로 진행된 행사는 누구 하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서로 나눌 수 있어 더 뜻깊은 자리였다.
제주외국인근로자센터 관계자는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지만 이들을 받아들이는 사회적 준비는 아직 모자란 것이 현실"이라며 "현장에 와 보면 알겠지만 우리 문화에 맞추라고 하기 보다는 맞출 수 있도록 배려하고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 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출처 : http://www.je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94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