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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며느라기 전통가정 지키는 한 축으로

박옥화 0 1,565 2008.01.03 15:08

 

 

 

외국인 며느리가 전통가정 지키는 한 축으로…


[2008 한국 가족의 자화상] <3> 集-뿌리내리는 다문화 가정


농·어업 종사 남성 41%가 국제결혼


전남 부암마을 8년만에 아기 울음소리


곽상연씨네 19개월 태원이 마을 인기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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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연(46·가운데) 로웨나(37·오른쪽)씨 부부 가족이 지난달 30일 전남 영암군 미암면 남산2리 자택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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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금덩이여, 금덩이. 허허…”

2006년 6월 전남 영암군 미암면 남산2리 ‘부암마을’ 주민들은 8년 만에 처음으로 아기 울음소리를 들었다. 주민 곽상연(46)씨가 첫 아들 태원이를 얻었기 때문이다. 19개월 된 태원이는 요즘 집안은 물론 동네 어른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곽씨는 여타 농촌 총각처럼 시골에서 농사를 짓다 나이 마흔이 되도록 배우자를 찾지 못했다. 그러다 1999년 12월 한 종교단체의 주선으로 아내 로웨나 에이 앤티푸에스토(37ㆍ필리핀)씨를 만나게 됐다.

“태원이 엄마의 당시 인상이 무척 선했어요. 한국 노래를 좋아하는 걸 보고 친근감도 생겼고….” 곽씨는 2000년 2월과 4월, 필리핀과 한국에서 번갈아 혼례를 치르고 고향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6년 뒤 태원이가 태어나면서 곽씨는 3대가 함께 사는 오붓한 가정을 꾸리는 작은 행복을 얻게 됐다.

‘비(非) 한국인 며느리’를 보는 곽씨 어머니 김순향(78)씨의 눈빛에는 고마움과 대견함, 걱정스러움이 섞여 있다. 김씨는 “처음엔 말이 안 통해 답답했는데 지금은 김치찌개 된장찌개도 끓이고 한국인이 다 됐다”며 “손자까지 생겼는데 앞으로 농사일, 제삿일 같은 대소사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어렵게 가정을 꾸렸지만 외국인 며느리라고 해서 우리 전통과 미풍양속까지 소홀히 해선 안되지 않겠냐는 생각인 것이다.

힘들게 만난 인연인 만큼 서로 아끼며 잘 살아야 하겠지만 주변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곽씨 부부는 이따금 폭력이나 이혼 등 가정불화를 겪고 있는 다문화 가정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안타깝다고 한다.

곽씨는 “넉 달 전인가, 한국인 남편이 필리핀 아내와 자식을 살해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놀랐다”며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 있냐”며 탄식했다. 로웨나씨도 “임신을 한 상태에서 남편으로부터 구박을 받으며 이혼을 강요 당한 외국인 주부도 봤다”며 “부부싸움은 물론 술, 담배도 안 하는 남편이 고맙다”고 말했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에 따르면 2006년 한 해 혼인신고를 한 전국 농어업 종사 남성 8,596명 중 3,525명(41%)이 국제결혼을 택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과 장려에 힘입어 전국 농어촌 지역에서는 ‘필리핀댁’ ‘베트남댁’ 가족을 흔히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영암군만 해도 어느덧 여성 결혼 이민자가 181명, 한국인 남편 사이에 낳은 자녀가 252명이나 된다. 부암마을 이장 윤선옥(62)씨는 “인심 만큼은 우리 마을이 전국 제일이었는데, 세상도 변하고 사람도 떠나 아쉽다”며 “누가 오더라도 도와주고 정을 나누며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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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hankooki.com/lpage/society/200801/h200801021847442195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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