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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돈 처음뵙겠습니다], 이미 우리가 된 외국인 며느리들

박옥화 0 1,583 2007.12.26 15:27


`사돈 처음뵙겠습니다`, 이미 우리가 된 외국인 며느리들
 
 

SBS `일요일이 좋다-사돈 처음뵙겠습니다`의 가장 큰 미덕은 아시아인의 동질성을 되새기게 해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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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1일 첫방송된 `사돈~`은 외국인 100만 시대를 맞아 베트남, 필리핀 등지에서 한국 농촌총각에게 시집온 이주 여성들의 친정부모를 초대해 시부모와 상견례를 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먼저 이주 여성들이 사는 농촌을 찾아 살아가는 모습을 둘러보고 그 동네 외국인 며느리들이 한자리에 모여 고국 음식을 맛보는 시간을 갖는다. 화면이 전환되면 그들이 두고온 고향 풍경이 펼쳐진다. 그리고 스튜디오, 온 동네 어르신들이 다 초청된 가운데 친정부모와 만남을 갖고, 상견례장으로 옮겨 시부모와 인사를 나누는 순서다.

이 과정에서 며느리들의 고향인 동남아 풍경이 펼쳐진다. 이 땅에 우리와 살고 있는 이들의 고향인지라, 보다 가깝게 느껴진다. 사진집에서나 보던 수상가옥에서 살다온 며느리도 있고, 찻길도 끊기기 마련인 깊은 산골에서 살다온 며느리도 있다. 심리적으로 멀게만 느껴졌던 그들의 고향이 이웃처럼 다가온다.

화면으로 드러나는 며느리들의 부모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 형제에 대한 우애, 어른을 공경하는 자세 등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에 초대된 친정부모들의 노심초사도 딸 시집 보낸 우리 부모와 똑같다.

"잘했다고만 하지 말고 못하는 건 혼내주세요", "공부만 하다가서 잘 모르는게 많으니 잘 가르쳐주십시오", "시부모님께 친정부모한테 하듯이 잘해라"는 사돈이나 딸에게 하는 당부는 부모 마음은 만국 공통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가난한 살림에 손수 떠온 털모자 선물에도 순박하고 진실함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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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우리가 애정 표현에 얼마나 둔감한지 새삼 알아차리게 된다. 갓 스물 안팎에 시집온 며느리들의 남편에게 뽀뽀를 하고 애교를 부리는 모습도 사랑스럽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사돈에게 볼을 부비고 함께 손을 잡고 춤을 추는 모습에서 진정으로 하나됨을 느낀다.

이 코너는 지난 1997년부터 6년여간 주말 저녁을 사로잡았던 SBS `좋은 세상 만들기`를 런칭했던 이상훈 PD의 컴백작이다. 시골에 거주하는 노부부가 타지에 나가있는 자식들에게 영상편지를 보내는 내용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던 그
프로그램이다.

지난 세월만큼 한결 성숙해진 이 PD의 삶에 대한 관조가 돋보인다. 생이라는 것은 항상 슬프지만도, 항상 기쁘지만도 않다는 것을 안다. 고향과 부모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눈물을 흘리지만, 바로 남편과 아이, 시댁식구들의 사랑에 웃음을 터트린다.

어린 나이에 땅설고 물설은 타국에 나이 차 많이 나는 농촌 총각에게 시집와 집안일이며 농사일을 쓱쓱 해내고, 아이를 낳고 삶의 터전과 가정을 꾸려나가는 모습이 기특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시어른 병수발도 마다않는 효부도 있다. 타민족이 아니라 우리 누이같고, 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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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은 희망이 넘치지만, 애환도 숨기지 않는다. "베트남인 동서가 도망가서 시부모가 베트남인 나쁘다고 한다"며 떠듬거리는 한국어로 눈물을 훔치는 이도 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가난한 나라에서 `돈에 팔려온` 여인들의 현실이 보기 저어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삶을 찾아 머나먼 타국에 온 진취적인 여성들이다. 그리고 부부의 연을 맺고, 아이를 낳고 한가족이 됐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자라 양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날이 멀지 않았다.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 된 이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옳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은 이미 외국인 며느리들을 `우리`로 느끼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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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http://service.joins.com/news_asp/mt_article.asp?aid=200712241813573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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