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날에 수업을 마치고는 dien이라는 졸업생의 생일에 갔다.
Dong ahn 이란 곳인데, 명작 가구들로 유명한 dong ky마을을 지나서 (가까운데도 처음 가보는 길) 7km정도 서쪽으로 (공항쪽)
떨어진 곳에 있는 곳이었다. 하노이에 포함된다.
점심에 오토바이 택시로 도착한 그 곳은 동안에서도 시골 마을인 lang van hoa라는 곳이었다. 대부분 농사를 짓거나 소를 기르거나
집에서 목공일을 하거나 그랬다.
여느 잔치와 다를 것이 없이 조촐하게 맥주와 전통주를 마셨다. 돼지피와 고기 볶음 등등도 먹었는데...
아침을 먹고 가지 않은 터에 한창 때라 뭐든 맛있게 느껴졌다.
추석이 이 나라는 어린이 날인 고로 조카들이 놀러와 있었는데, 역시 나는 그 조카들과 노는데 여념이 없이..집중했다.
뭐 아저씨들하고는 말 하는데 한계가 있으니깐...아이들이랑 놀아버리는 수법은 베트남와서 언어의 부족함을 숨기는 중요한 수단이다.
신나게 땅콩놀이??!@#를 했다.
그리고 아이들과 신나게 낮잠을 한시간 자고 나와서 동네 구경을 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좋아하셔서 나도 오늘 저녁에 있을 학교 농구과 축제를 빠지기로 나름
결정하고(포기-오토바이 택시가 없어서 누가 데려다 주지 않으면 못가는데 아무도 데려다 준다는 사람이 없었다.--;)
편한 마음으로 동네를 탐관했다.
대부분의 북부마을들이 그렇듯, 마을을 낀 곳에는 연못이 있는데, 역시 그 더러운 연못에서 멱도감고 빨래도 하고 실례도 하는 정겨운
모습이 보였다.
축제에 걸맞게 또 동네 분위기에 걸맞게 닭싸움도 했다. 예전에 기억이 가물가물한데..한 번 본적이 있는데 이번에 제대로 보게 되었다.
살아있는 닭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 터라 보는데 조금 역겨운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게임 하나가 끝날 때 까지 계속 봤다.
한 40분 정도가 되면 한 게임이 끝나는데, 그 중간에 닭이 졸도하는 모습을 여러번 봤다. 그러면 잔인하게..주인들은...더러운 물을
마시게 하고 물을 껸져서 정신을 차리게 하고 계속 싸움을 붙인다. 닭 발이 회색인 놈이 이겼다.
닭싸움은 이랬다. 처음에 닭들은 목을 걸고 크런치 상태에 들어간다. 그러다가 부리로 상대방의 목과 머리에 잽을 쏘아댄다. 그러면
안그래도 빨간 닭목피부가 더 빨게진다. 벼슬도 날라간다. 그러다 날개를 퍼덕이며 다리로 몸통공격을 한다. 생각보다 이 몸통공격이
위력이 있는 것 같다. 가장 큰 치명타는 눈을 제대로 쪼는 건데, 좀 잔인해 보이지만, 그 이 후로 노란 닭발 녀석은 균형을 잡지도 못했다.
그리고 동네에 다른 졸업생 집에 갔었다. 베트남 집 어디가도 있는 신주상이 좀 크게 있어 거슬렸지만, 추석 빵도 먹고 많이 얻어 먹었다.
저녁에는 드뎌 광란의 동기모임이 시작되었다. 베트남에서는 동기들 동네 친구들이 나이 별로 질서 정연하게 놀다가 12시가 되면
나이에 상관없이 동네 터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술잔치를 벌인다. 2박스 3박스 병이 들어있는 박스들을 무거울 터인데 잘도 날라온다.
나중에는 기름드럼통 같이 생긴 것을 가져와서 술을 펀다. 3시, 4시, 추석은 달이 어찌 그리 높고 환하게 뜨는지.....
피곤해서 자리가 파하기 전에 먼저 들어왔다. 밤 중에 밤참 거리가 없어서 tuson까지 왔다가는 일도 있었고 동안의 중심가에도 가고
그랬다. 동서로 분주하게 움직여서 그런지...추석에 타지에 와있어서 어쩌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